中企 자체브랜드로 해외공략…수출증가율, 대기업 앞질러

  • 입력 1998년 1월 14일 18시 48분


한국 수출의 절반은 중소기업이 맡는다. 중소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높다. 3백인이하 중소기업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40%대를 유지한다.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부터 대기업을 훨씬 앞서고 있다.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주력 수출품목은 대부분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세계시장 수요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시장도 포화상태여서 수출단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들과 달리 시장 변화에 순발력있게 대응해 갈 수 있고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하다. 중소 수출업체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최근들어 자체 브랜드 수출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전량 OEM 수출을 해왔던 에이탑사는 ‘파올로리치’라는 자체브랜드로 올해부터 프랑스 터키 등으로 안경테를 실어낸다. 에이탑사는 자체 개발한 자석 선글라스 안경테에 자체 브랜드를 붙이고 수출단가를 5달러에서 13달러로 높였다. 행남자기는 내수 위주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엘레강본차이나’라는 자체 브랜드로 유럽 동구지역 수출에 나선다. 프랜차이즈 형태나 공동직판점 설치 등을 통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근교 프랭클린 밀스에는 국내 중소기업 10개사가 공동매장을 설치, 가방 지갑 의류 전통가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연 매출액은 2백만달러. 공동상표 개발을 통한 수출도 활발하다. 양식기 업체들이 만든 ‘로자리온’과 가구업계의 ‘가보로’가 대표적인 공동상표. 가장 큰 어려움은 은행들이 아직도 중소기업 수출환어음 매입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최근 환율상승 기류를 타고 중소기업 수출영역에까지 뛰어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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