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왜 쓰러졌나]무차별 다점포전략이 禍 불렀다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뉴코아가 화의신청으로 막판에 몰리게 된 것은 점포부지를 담보로 신규점포 자금을 마련하는 식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온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뉴코아의 좌초로 국내 유통업계는 구도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왜 좌초했나〓유통업계의 과당 경쟁으로 매출이 둔화된데다 시중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주 요인. 대출금으로 신규점포를 확보하는 식의 확장으로 지난해말 부채가 2조6천억원, 부채비율은 1,224%까지 올라갔다. 한보사태 이후 종금사로부터 2천억원을 회수당한데다 은행권으로부터 신규 자금지원도 받지 못했다. 다급해진 뉴코아는 계열사 통폐합과 신규출점 포기, 보유부동산의 매각 등의 긴급처방을 쓰고 사은품증정과 바겐세일을 반복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룹의 모태인 본점 등 부동산 매각이 지지부진해 지난달 20일 1차부도를 냈다. 직후 5백45억원의 협조융자를 받았지만 추가로 7백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화의를 신청했다. 뉴코아는 90년대 중반부터 요지 선점의 무차별적인 다점포전략으로 유통업체로서 이례적으로 재계 25위에 오른 「성장 신화」의 주인공. 94년에는 백화점이 8개였으나 95년 9개, 96년 6개, 97년 9개씩 백화점과 할인점을 잇따라 열어 지금은 백화점 14개, 할인점 18개 등 총 32개 점포를 갖고 있다. 국내 최대의 점포망을 구축한 뉴코아는 올 상반기 매출이 롯데의 1조2천억여원에 이어 1조1천억여원으로 국내 2위의 유통전문회사로 급성장했다. ▼뉴코아의 앞날〓부동산을 어느 정도 처분할 수 있느냐가 뉴코아 회생의 관건이다. 채권금융단은 이미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뉴코아가 자금을 조달할 방법은 부동산 매각 밖에 없다. 뉴코아가 내놓은 부동산은 19건 7천3백54억원어치로 △잠원동 백화점 본점 및 킴스클럽, 일산백화점, 분당 미금백화점, 순천백화점 및 킴스클럽 등 기존 점포 △포항 천안 군산 원주 강릉의 유통부지 △의정부와 서울 응암동의 신축중인 백화점 등. 그러나 잠원동 본점에만 LG그룹 등이 관심을 보일 뿐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뉴코아는 또 연말까지 17개 계열사중 11개를 통폐합, 뉴코아와 뉴타운개발 뉴코아종합기획 하이웨이산업 뉴코아파이낸스 시대종합건설의 6개사로 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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