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대란/숨막히는 현장]한누리증권 오연석 이사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지금 외국인 투자자들은 마치 불난 집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심정과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누리증권 오연석(吳煙錫)국제영업담당이사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한국증시 대탈출」로 비유했다. 『30일 하루 동안 홍콩 싱가포르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1백억원어치를 팔아달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절반가량밖에 팔지 못해 미칠 지경입니다. 투자자들로서는 팔려고 하는데도 팔 수 없으니 이만큼 불안할 때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는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매수주문을 받아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털어놨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무조건 한국에서 빠져나가고 보자는 반응 일색입니다. 정부의 외환보유고를 뻔히 알고 있는 이들은 정부가 잇달아 내놓고 있는 외환방어책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습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환율상승으로 엄청난 환차손을 입은데다 주가마저 하락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은 조만간 1달러에 1천원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달러를 보유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상승과 함께 대기업의 잇단 도산으로 외국인들이 한국경제 체질 자체에 신뢰를 두지않는 점도 주식매각을 촉발했다고 그는 풀이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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