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대란/숨막히는 현장]D종금 국제담당임원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원화는 필요없어요. 달러만 주세요』 기아사태 이후 외화차입 창구가 막힌 종합금융사는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달러값이 치솟는 바람에 연일 달러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외환담당자는 출근하자마자 전화통을 붙들고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달러 구걸」하느라 점심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S종금사의 한 외환담당자는 『영업시간에 달러를 구해 외화결제자금을 메우면 그날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요즘은 오후 늦게야 겨우 오버나이트콜자금(하루짜리 긴급외화대출)에 의지해 부도위기를 넘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최근 국가신용도가 하락하면서 외화차입이 어려워지자 되레 종금사에 외화대출금을 갚으라고 독촉할 정도로 외화사정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D종금사 국제담당 임원은 『지금까지는 그나마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입, 결제자금으로 썼는데 31일부터 이것도 금지한다니 종금사를 문닫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푸념했다. 그는 『한국은행에서 종금사의 외화 결제자금은 실수요로 인정하지 못한다고 통보해왔다』며 『한마디로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11월 이후. 종금사가 장기로 꾼 외화차입금의 상당부문이 이때 만기가 쇄도하기 때문이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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