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4년째 삼성전자 대리점을 운영해왔던 이모씨(38)는 지난 6월말 대리점 문을 닫고 이번 추석을 여관방에서 보내야 할 처지다.
월매출액 1억여원에 지난 3월까지 모범우수대리점과 벤치마킹점이었던 이 대리점이 갑자기 도산하게 된 것은 전반적인 내수부진에다 삼성전자의 태도돌변이 단단히 한몫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들어 부산지역에 직영점을 잇달아 개설, 제품을 공장도 가격으로 일반 대리점보다 10%가량 싸게 판매했다. 이씨도 맞불작전을 폈으나 본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직영점을 따라갈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의 자금지원을 끊고 제품을 강제로 떠맡기기 시작했다. 본사 영업사원으로서는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 이씨가 제품을 안 받겠다는데도 막무가내였다. 심지어 봄에 겨울제품을 떠맡기기도 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6월말 이씨가 결제대금을미납하지 않았는데도앞으로 결제가어려울 것이라는이유로 제품을 모두 회수해 가 버렸다는 게 그의 주장.
이씨는 최근 이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같은 이유로 도산한 대리점주들과 연합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