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보신성(補身性) 대출기피까지 겹쳐 기업들의 돈가뭄은 추석이 다가오면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6일 최종부도를 낸 국제종합토건의 경우 부산지역 건설도급 순위 1위업체였지만 종금사들의 자금회수로 끝내 무너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
서울의 중소건설업체인 O사의 한 자금담당자는 『은행권에선 건설업체의 「건」자만 들어도 몸을 피한다』며 『다가올 추석이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그는 『3대그룹 이외의 어음은 할인받지 못한다』며 『추석자금의 30%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력 중소기업의 하나인 D전자의 K사장. 최근 M사에 납품한 부품이 반환요구를 당하는 바람에 납품대 15억원이 묶였다. K사장은 『은행 대출금의 상환기간을 가까스로 연장했지만 이자율이 4%포인트나 올라갔다』며 『추가이자 부담 월2백만원보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더 컸다』고 털어놨다.
대기업들도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게 중론. 현대 삼성 등 5대그룹 관계자들은 『자금사정은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협력업체 자금사정까지 챙기긴 어려운 시기』라고 몸을 사린다. 자금사정이 안좋다는 소문에 휘말려 있는 S, N, K그룹도 일단 추석보너스를 지급하기로 결정해 「도박」을 피하는 분위기다.
〈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