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임원들의 대량감원에 대해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柳時烈(유시열)행장은 24일 『기아그룹은 본래 3백40여명의 임원 가운데 대량 감원 계획을 세웠으며 이들의 퇴진은 자구노력을 향해 가는 징검다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아그룹을 살리려면 긴급자금을 추가투입해야 할텐데 金善弘(김선홍)회장이 사직서를 내지 않아 일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장은 또 『(김회장이) 일단 조건없는 사직서를 내면 모든 일이 풀릴텐데 기업이 정부와 채권은행단을 굴복시키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도 말했다.
진로나 대농에서 담보로 받은 주식을 채권단이 딴 곳에 곧바로 매각하지 않듯이 사직서를 받더라도 곧바로 김회장을 그만 두게 할 생각도, 사직서를 수리할 방법도 없다는 것.
그러나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들은 『채권단이 기아그룹에 대한 채권을 확보하려고 삼성의 기아인수를 내심 원하기도 했지만 이제 삼성은 곤란한 것 아니냐』며 『기아그룹과 일대 타협을 해 정상화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순리』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 관계자는 『기아처리에 관해 최종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재정경제원의 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채권단이 뭘 어떻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