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대규모 임원감축]정부 『실질 감원아니다』시큰둥

  • 입력 1997년 8월 24일 19시 59분


기아그룹의 대량 임원감축에 대해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감원과는 거리가 있으며 金善弘(김선홍)회장이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韓丞濬(한승준)기아자동차 부회장 등 반대파를 「정리」하는 과정으로 보는 분위기다. 정부는 현 경영진의 퇴진없이는 추가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기아처리 방향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김회장 등 현 경영진의 퇴진에 집착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은행이 기업에 추가 구제금융을 하는 데 확실한 담보없이 대출하는 것은 법률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즉 국제그룹 사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서도 볼 수 있듯 주식포기각서만으로는 담보로 유효하지 않고 주주권 포기각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아의 경우 김회장이 사실상 대주주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김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담보로 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노동조합 문제. 정부는 기아 자구노력의 핵심은 임원 뿐만 아니라 일반 근로자들의 감원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김회장은 우리사주조합의 지지를 받는 등 사실상 노조를 등에 업고 있는 상황으로 방만한 경영에 대해 슬림화를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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