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량자급률 27% 『위험수준』…美 식량환경硏

  • 입력 1997년 6월 19일 11시 55분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7%에 불과해 이미 위험수준에 도달했다고 한 국제 식량전문가가 경고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식량환경문제연구소 가운데 하나인 `월드워치연구소'의 레스터 러셀 브라운 소장은 최근 농협기관지인 농민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7%에 불과해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소장은 기고문에서 "현재 세계 곡물재고량은 55일치에 불과한 데다 특히5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지난 88년의 경우처럼 미국의 곡물생산량이 국내 자급량 이하로 떨어지면 한국 등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소장은 "이미 유럽연합(EU)이 농산물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농산물 수출이 국내 가격상승을 부추긴다며 소비자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식량부족 현상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징후와 관련, 브라운 소장은 "지난 90년 중반 이후 세계식량 흐름이 과잉시대를 지나 부족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무역을 통한 식량수급은 수입국들의 희생만 강요할 뿐"이라며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 직후인 지난 95년부터 EU가 빵값과 사료값 안정을 이유로 밀과 보리에 대한 수출세를 부과한 것이 좋은 일례"라고 말했다. 브라운 소장은 특히 "농산물 수출국들이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농산물에 대한 수출세를 부과한 것은 엄연히 UR협상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그러나 한국이 이와 관련해 UR협상 취소 요구는 고사하고 전혀 항의조차 않고 있는 것은 놀랍다"고 꼬집었다. 브라운 소장은 또 "수출국의 식량과잉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UR의 농산물 통상정책은 식량 부족기에 맞춰 수입국들이 농산물 수입량과 수입가격을 완벽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소장은 이와 함께 중국의 식량난 가능성을 조심스레 시사하면서 "중국이 식량난에 봉착할 경우 한국 일본 대만 등 인접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인 식량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월드워치연구소는 지난 74년 브라운 소장이 설립한 연구소로 매년 세계식량사정 및 지구환경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세계적인 권위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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