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과 관료들을 만만히 보지마라」.
卞圭七(변규칠)그룹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LG그룹 사장단 13명이 16일부터 대거 중국 현장시찰에 나선다. 공식적인 목적은 현지 경제환경 체험과 투자전략 점검.
LG는 지난 94년 중국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05년까지 5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선포했었다.
그러나 재계 3위의 대그룹 사장단이 해외전략회의도 아닌 해외시장 공동시찰에 한주일을 꼬박 할애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
이 그룹 관계자는 『具本茂(구본무)회장의 최근 방중(訪中)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회장은 지난달 중순 중국시장을 둘러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長立昌(장립창)천진시장 등 고위공무원들이 시 경제상황은 물론 산하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대해 감탄할 정도로 세세하게 알고 있었던 것. 근엄한 표정으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부탁하던 2,3년전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시장 상황도 선수들이 경주하듯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기술력이 한참 떨어질 것으로 알았던 중국업체들이 선진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눈부시게 성장한 점이 마음에 걸렸다.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시장은 이미 중국업체들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중국〓개도국시장」이란 등식은 이미 무너져 있었던 것.
LG그룹은 許東秀(허동수)정유회장 申弘淳(신홍순)패션사장 崔震英(최진영)카드사장 등이 참가하는 1차 방문단에 이어 다음 달에는 더 많은 사장단으로 2차 방문단을 구성, 최고경영자 전원이 중국 다시 알기에 나설 예정이다.
〈박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