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行長」파문 확산…産銀노조원 金총재 출근 저지

  • 입력 1997년 6월 5일 07시 57분


신임 金英泰(김영태)산업은행 총재가 4일 정부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집무실로 출근하려했으나 노조원들이 반발, 문을 열지 못하게 막는 바람에 되돌아가는 등 인사파문이 심화하고 있다. 김총재는 이날 오후 5시경 산은 본점에 들를 예정이었으나 노조원 2백50여명이 현관로비를 점거, 농성을 벌이자 한국담배인삼공사 서울사무소에 머물면서 金完鼎(김완정)부총재와 鄭哲朝(정철조)부총재보를 불러 노조의 반발에 대한 대책을 숙의했다. 그는 이어 오후 8시경 본점에 도착, 대기중이던 간부들과 함께 은행에 들어가려 했으나 농성집회중이던 노조원들이 현관의 회전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김총재는 『나는 정부의 임명을 받았으므로 부임할 의무가 있다』면서 『직원들이 내부승진을 기대하는 것은 알지만 임명권이 정부에 있는데 이같이 반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 뒤 귀가했다. 산은 노조의 한 간부는 『매일 아침 현관에 모여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항의하고 김총재의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도 이날 본점 로비에서 조합원 집회를 열고 관선인사 철폐 및 무소신 경영진을 규탄했다. 이 은행노조는 『洪世杓(홍세표)한미은행장이 외환은행 출신이지만 정부에서 내정한 낙하산인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게 노조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은행장의 잇단 중도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서울은행은 일부 임원까지 가세하면서 張滿花(장만화)행장에 대한 사퇴압력에 반발하고 있다. 이 은행 임원들은 『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행장까지 바뀌면 은행 신인도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文憲相(문헌상)수출입은행장이 후임행장으로 내정된 한미은행은 직원들의 집단적인 반발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내정인사에 임직원들이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운·천광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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