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부추키는 법령 『칼 댄다』…공정위 해당부처 통보

입력 1997-03-18 19:45수정 2009-09-27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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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요금을 자동차 정비사업조합 연합회가 협정요금으로 정하는 것은 카르텔(담합) 성격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처럼 정부부처의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에 카르텔을 조장하는 요소가 많다고 보고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정부가 법률의 비경쟁 요소를 스스로 문제삼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문제의 법령들이 바뀔 경우 관련업계의 큰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허문명기자] 공정위는 지난 1월 정부 부처 모든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에 대한 1차 검토를 한 끝에 13개 부처 59개 법률 72개제도가 카르텔 내용을 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부처별로는 재정경제원이 증권거래법 보험업법 등 13개 법률 15개로 가장 많았고 통상산업부 9개 법률 11개 제도, 농림부 10개 법률에 10개 제도, 건설교통부 6개 법률에 7개 제도 등이었다. 공정위는 그동안 개발경제시대에 개별산업 보호, 과당경쟁 방지, 중소기업육성, 거래질서 유지라는 명분으로 각종 카르텔법령이 양산되면서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자체 파악한 카르텔 법령들을 이번주안에 각 부처에 통보하고 오는 4월말까지 각 부처가 개선의견을 내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공정위 지적사례] 다음은 공정위가 지적한 「카르텔」법령중 일반생활과 관련된 조항. ▼전문자격증 소지자들의 보수〓현행 세무사법 관세사법 변리사법 변호사법 건축사법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들의 영업을 규정하고 있는 법에서는 이들의 수수료 또는 수임료를 세무사회 관세사회 변리사회 변호사회 건축사협회 등 각각의 사업자단체가 정한 산정기준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공인회계사의 경우 공인회계사법에서 증권관리위원회가 승인한 보수이상을 받아서는 안되도록 규정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사업자등록증을 받아 영업하는 개인사업자들. 그런데도 사업자단체가 기준을 따로 정해 「얼마이상 또는 이하를 받아라 말아라」할 수 있도록 법에 규정한 것은 명백한 카르텔적 성격이라는 것이 공정위 견해. ▼보험〓현행 보험업법 198조는 보험사업자가 보험요율 산출과 보험 정보관리 및 이용 등을 위해 별도 보험료 산출기관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에 따라 지난 83년부터 보험개발원이 설립돼 생명 손해보험사들이 전액 경비를 부담, 운영하고 있다. 공정위는 『운영과정에서 보험료 담합과 같은 카르텔이 형성될 수 있다』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 ▼농축수산물〓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는 마늘 파 무 양파 배추 생산자단체가 농산물의 적정생산과 적정가격 유지를 위해 재배면적 생산량 출하량 출하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돼있다. 축산법에서는 가축매매 수수료를 거래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축협중앙회장이 정하도록 돼있다. ▼주류〓주세법은 주류업단체가 주류가격이나 규격 통일은 물론 공동판매에 관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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