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李喆洙씨 인터뷰]『8천억 담보잡고 대출』

  • 입력 1997년 1월 28일 20시 25분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은 28일 『지난해 4월까지 은행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보에 8천억원의 시설자금을 대출해준 것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혀 특혜가 아니었다』며 『한보대출과 관련하여 정치적 외압을 받은 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행장은 한보철강 부도이후 잠적해버린데다 친동생 李浣洙(이완수)씨가 한보건설에 근무하고 있어 한보특혜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었다. 다음은 28일 오후 서울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자택에서 이전행장이 밝힌 내용이다.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은 특혜가 아닌가. 『충분한 담보를 기초로 하여 대출이 이뤄졌다. 더욱이 대출금리도 일반적인 수준에서 이뤄진 것이다. 당시 산업은행과 철강협회의 보고서도 한보철강의 장래를 밝게 보았다. 당시 중화학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붐이 일어나고 있었고 한보철강은 종합제철업종으로 투자가치가 높았다』 ―야당은 정치적 외압에 대한 증거자료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웃으면서)야당은 원래 그러는 것 아닌가. 검찰조사가 이뤄지면 알겠지만 한보대출은 완전히 은행자체의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92년부터 기업신용 평가기관에서 한보철강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았고 제일은행도 알고 있었다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다. 그같은 보고서를 받은 일도 없으며 당시 내가 받은 보고서는 모두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었다』 ―유원건설을 한보에 인수시킨 것도 특혜라는 지적이 많다.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대성산업이 가계약한 뒤 본계약을 하겠다고 나선 것에 비해 한보는 처음부터 본계약을 해주는 조건이 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성립된 것이다. 제일은행이 한보대출에 말려든데다 유원건설탓도 있었다. 2천억원에 달하는 유원빚을 받아내려면 한보철강이 잘돼야 한다는게 당시 생각이었다』 ―대출심사 담당자들이 한보에 대한 대출이 위험하다는 지적을 여러차례 했다는데…. 『내가 재임중일때 그같은 지적은 전혀 없었다. 당시 대출심사서류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원래 기업이 부도가 나면 심사담당자들이 뒤늦게 다른 소리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한보대출은 100% 경제논리에 의해 집행된 것이다』 ―현재 한보대출에 대한 모든 책임을 금융기관에 돌리려는 움직임이 있다. 모든 잘못을 뒤집어쓸 용의가 있는지. 『요즘 철근값이 다시 오른다고 들었다. 경기가 좋아지면 한보철강이 일어서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한보대출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면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다』 ―동생인 이완수씨가 한보건설에 근무하고 있는 점과 관련, 의혹이 일고 있다. 『동생이 몸이 좋지 않아 3년간 쉬고 있었다. 한보에 입사하겠다고 하여 당시 한보그룹 재정본부장이던 金鍾國(김종국)씨에게 전화를 해준 적이 있다. 하지만 동생은 대출과 무관한 구매담당부서에 근무하고 있었다』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총회장과 돈독한 관계라는데 사실인가. 『정총회장은 직접 만난 적이 없으며 지난 95년 유원건설인수와 96년에 당진제철소 준공식장에서 단 두차례 만났다. 주로 김종국씨를 만났으며 鄭譜根(정보근)씨도 가끔 만난 적이 있다』 ―그동안 잠적한 이유는 무엇인가. 『항암치료중인 아들의 안정을 위한 것이었다』 〈林奎振·韓正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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