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보철강 처리 검토 착수…『자금난 심각』

  • 입력 1997년 1월 22일 11시 46분


정부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보철강의 처리방안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재정경제원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한보철강의 자금난이 예상보다 심각해 금융기관의 추가지원이 없을 경우 부도사태는 불가피한 상태나 금융기관들이 추가자금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보철강의 투자규모는 5조7천억원에 달하고 있어 연간 금융비용만도 5천억원을 넘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의 자금지원규모도 3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같은 한보철강에 대한 자금지원 및 제3자인수 문제는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단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지만 정부차원에서 이를 방치할 수 만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보철강이 오는 5월 완전가동에 들어가더라도 금융비용 부담이 엄청나게 크고 경기침체로 철강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력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한보철강의 처리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채권은행단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한보철강의 처리방안은 우선 한보철강이 주식담보제공 등을 통해 은행들로부터 협조융자를 받도록 하되 자금지원 규모가 3천억원 수준을 넘게 될 경우 별도의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한보철강에 대한 은행들의 지속적인 자금지원은 은행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크며 특혜대출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따라서 우선 한보철강에 대해 대대적인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한보철강을 법정관리로 넘긴 후 제3자 인수방식을 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한보철강의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제3자인수를 추진하게 될경우 포항제철이나 재벌그룹에 넘길수 밖에 없으나 포철의 경우 한보철강 인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보철강은 현대그룹 등 재벌그룹에 넘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방안은 재벌그룹들이 정부가 금융·세제지원을 하는 등 유리한 조건으로 넘겨주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재벌그룹의 경제력 집중문제가 불거져 나와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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