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드]오픈프라이스제 곧 실시

  • 입력 1997년 1월 5일 20시 05분


「李英伊기자」 올 상반기중에 화장품의 소비자가격을 제조업체가 아닌 대리점 등 유통업체가 표시하도록 하는 「오픈프라이스(Open Price)제」가 도입된다. 오픈프라이스제는 실제판매가격보다 부풀려서 소비자가격을 표시한 뒤 대폭 할인해주는 기존의 속임수 할인판매를 뿌리뽑기 위해 실시되는 제도. 소비자들은 판매점 표시가격을 기준으로 화장품을 구입하게 된다. 한국화장품공업협회 玉致光(옥치광)국장은 『이 제도도입은 단순히 속임수를 없앤다는 차원을 넘어 현재의 「제조업체중심의 가격경쟁」체제가 완전히 무너지고 시장의 주도권도 유통업체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그동안 매출의 70%이상을 할인판매에 의존해오던 화장품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새 제도 시행을 앞둔 요즘 슈퍼 약국 방문판매 통신판매 다단계판매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화장품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등 전략수립에 바쁘다. 태평양화장품 등 일부 대형업체들은 최근 표시가격을 실제판매가에 가깝게 인하, 소비자 불신을 씻고 브랜드를 고급화해 국내제품은 물론 수입품과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 태평양측은 『지난달말 전품목 표시가격을 최고50%까지 인하하는 한편 앞으로 지난 94년 출시한 「라네즈」브랜드제품에 집중투자, 모(母)브랜드인 「아모레」와 함께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할인판매 비중이 90%를 넘는 등 할인점 유통을 주도해온 LG생활화학은 앞으로 브랜드이미지 개선과 서비스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각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그에 맞는 유통경로를 적극 개발한다는 전략. 지난해 3월 1만5천원 내외의 저가브랜드 「라끄베르」를 출시, 슈퍼에 내놓은데 이어 9월부터는 민감성피부용 화장품을 약국에 내놓았다. 또 최근에는 방문판매비중을 높이고 데이콤과 손잡고 통신판매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94년 화장품사업에 진출한 제일제당은 처음부터 정찰판매로 슈퍼유통망을 이용해왔는데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시내 대형약국에 진출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전국 대형약국으로 확대하는 등 새로운 유통망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일제당은 특히 국내화장품 덤핑판매에 대한 소비자불신으로 수입화장품과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졌다고 판단, 자체연구소 기능을 대폭 강화해 고품질 제품개발에 주력할 계획. 한편 쥬리아 참존 등 일부 중위권 업체들은 오픈프라이스제가 실시되면 할인점 매출경쟁에서 더욱 불리해질 것으로 보고 새로운 유통망을 개척하기 위해 다단계판매회사와 제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쥬리아화장품은 지난해 12월20일 국내 다단계판매업체인 숭민산업과 업무제휴를 맺고 이달에 출시하는 다단계판매전용 고가브랜드「인터셀」을 다단계 판매하기로 했으며 참존도 다단계업체인 삼왕인터내셔널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다단계판매는 회원의 인맥을 이용한 판매방식으로 그동안에는 암웨이 등 외국업체들이 일부부유층을 상대로 수입화장품 등 고가품을 판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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