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그룹 『이미지 통합』…연말 광고 大공세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李鎔宰기자」 선경그룹이 연말에 느닷없이 그룹 PR광고에 나섰다. 요즘 극심한 불황으로 대기업의 「송구영신」, 「근하신년」류의 광고조차 줄어드는 추세인데 선경은 이미지 통합을 위해 1백억원이 넘는 광고물량을 집행, 눈길을 끌고 있다. 선경의 이번 광고는 손가락을 이용한 광고. 엄지가 그룹을, 불꽃이 달린 집게손가락은 유공, 전파가 나오는 엄지와 새끼손가락은 이동통신을 나타냈다. 모양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그룹이라는 의미. 선경은 앞으로도 「귀와 눈」을 즐겁게 하는 비디오테이프를 만들어내는 SKC, 전세계를 「발」로 뛰는 ㈜선경 등을 신체의 일부로 표현하는 후속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선경이 지난 4년여간 그룹 이미지통합(CI)작업을 벌여왔으나 98년 3월로 CI를 미룬 상황에서 갑자기 주요계열사를 통합하는 광고를 내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위장계열사로 지목받은 한국이동통신이 내년부터 그룹계열사로 강제편입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 그룹관계자는 『한국이통은 진작 계열사로 편입하려 했지만 2대주주인 정부때문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며 『(선경이) 울고 싶은데 (공정위가)뺨 때려준 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국경제인연합회장으로 있는 崔鍾賢(최종현)회장이 노동법개정에 대한 의견을 최근 밝히면서 『5년간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등 「과격한」 발언을 해 그룹이미지에 흠집이 생긴 것도 이번 광고 제작의 간접적인 이유가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선경의 그룹광고는 사실상 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 이번 광고를 제작한 李龍讚(이용찬·41)위원은 연봉 1억원이 넘는 제일기획의 자유계약사원으로 그동안 제작한 한국이동통신 「011」, 유공 「엔크린」광고로 그룹의 신임을 얻었다. 최회장은 이위원의 작품을 보고 『전경련 홍보광고라도 맡겨야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만족해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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