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유용 방지’ 관람규정 개정도
국가유산청이 서울 경복궁과 종묘 등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궁궐이나 왕릉을 이용할 때는 대통령이라도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도록 관련 규정을 손봤다.
유산청은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를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여사가 대통령실을 앞세워 국가가 관리하는 재화와 용역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국가유산의 관리 행위를 방해해 문화유산법, 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다. 사적 유용을 막지 못했던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에게는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위반을 근거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유산청은 김 여사가 종묘 망묘루에서 연 차담회는 국가 공식 행사나 외빈 방문이 아닌 사적인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국가 공식 행사인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 행사의 사전 점검 역시 대통령의 국가유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에 대한 월권이라고 봤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어좌(御座·왕의 의자)에 앉은 것도 위법행위로 결론냈다.
유산청은 비슷한 경우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정부기관이 주최하거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라도, 궁궐이나 왕릉을 사용할 땐 허가 절차를 따르고 공문서를 내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존 규정에 있던 ‘정부 행사 중 긴급을 요하거나 대외적으로 공표가 불가한 경우 사후 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삭제했다.
유산청은 “앞으로 국가유산이 사적으로 유용돼 그 가치나 원형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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