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나우디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면, 아마도 그 음악이 그의 곡인 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영국 일간 가디언)
이탈리아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70)는 ‘음원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는 클래식 음악가’로 꼽힌다. 잔잔하고 명상적인 그의 작품은 해마다 90억 회 이상 스트리밍되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선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작품보다 인기가 많다.
에이나우디가 8년 만에 내한한다. 4월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인스피리언스’ ‘우나 마티나’ 같은 인기곡과 1월 발매된 새 앨범 ‘더 서머 포트레이츠’의 신곡들을 연주한다.
그는 13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나의 음악은 특별한 경험들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은 어릴 때 지중해에서 보낸 여름의 기억이 바탕이 됐습니다. ‘익스피리언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책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성찰하며 만든 곡이죠.”
에이나우디는 “내 음악은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선언이다”라고도 말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숨 쉴 공간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제 음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북극의 빙하 위에서 연주한 ‘북극을 위한 비가’로 중요한 환경적 메시지를 던졌지만, 그는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연약함에 있습니다. 세계에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 비전은 잘 이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서정적이며 때로 감상적으로 들리는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확고한 조성(Tonalty·자연음계에 기반한 전통적 음악 체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쇼팽, 바흐, 슈만과 비틀스, 에미넴 등 다양한 음악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화음이나 조성이 없다면 음악은 너무 추상적이 되겠죠. 조성이 음악의 기본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조성을 사용하지 말자거나 뚜렷한 리듬을 피하자는 등의 규칙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에이나우디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바이올린 첼로 타악기 아코디언 등의 반주 세션이 동반될 예정이다. 1577-5266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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