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장에 선 스타 배우들…K콘텐츠 이어 K연극 열풍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13시 35분


공연계가 올해 대극장 연극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지난해 점화된 ‘대극장 연극 시대’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소극장 중심으로 열리던 연극이 1000석 이상 대극장 무대에 줄줄이 오르고 있는 것.

‘라이프 오브 파이’는 연극 형식에 사실감 높은 퍼펫, 환상적인 무대 효과 등을 더해 대중성을 높인 작품이다. 202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화제작으로 올해 국내 초연된다. 공식 홈페이지
‘라이프 오브 파이’는 연극 형식에 사실감 높은 퍼펫, 환상적인 무대 효과 등을 더해 대중성을 높인 작품이다. 202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화제작으로 올해 국내 초연된다. 공식 홈페이지


국립극단은 11월 1200여 석 규모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창작극 ‘허난설헌’(가제)을 초연한다. 2013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약 1000석)에서 공연된 ‘아시아 온천’ 이후 국립극단이 수도권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건 12년 만이다. 같은 달 원작 소설과 동명 영화로 잘 알려진 ‘라이프 오브 파이’도 서울시내 대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알라딘’ ‘오페라의 유령’ 등 주로 대형 뮤지컬을 국내에 선보인 에스앤코가 제작한다.

여기엔 최근 ‘대극장 히트작’이 잇달아 터지면서 확대된 관객층이 영향을 미쳤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7, 8월은 통상 공연계 비수기로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배우 황정민 주연의 연극 ‘맥베스’(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등이 관객 발길을 모으면서 전체 연극 티켓판매액(163억 원)이 전년 동기간(111억 원)보다 47% 늘어났다. 지난해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햄릿’으로 연극계 ‘큰손’ 20, 30대를 넘어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은 신시컴퍼니는 올해 7, 8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극 ‘렛미인’을 9년 만에 공연한다.

2016년 국내 초연 이후 9년 만에 재공연되는 연극 ‘렛미인’. 세계적인 연출가 존 티파니의 작품으로, 지난해 진행된 공개 오디션에는 지원자 1300여 명이 몰렸다. 신시컴퍼니 제공.

이는 주로 영화, 드라마에서 활동하는 스타 배우가 무대로도 영역을 넓히는 추세와 직결된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편수가 크게 줄면서 연극 출연을 검토하는 연예인이 많아졌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소극장 장기 공연보다 ‘티켓 파워’ 있는 인기 배우로 대극장 공연을 단기간 올리는 것이 경제적”이라며 “규모 큰 공연은 명성 있는 국내외 연출가를 섭외하기도 비교적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가 5월 1300석 규모 LG시그니처홀에서 초연하는 기획제작 연극 ‘헤다 가블러’에는 배우 이영애가 출연을 검토 중이다. 제60회 동아연극상 3개 부문을 수상한 연극 ‘키리에’의 전인철 연출가가 연출을 맡는다.

대극장 공연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으로도 유용하다.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배우, 굵직한 서사와 스케일을 앞세워 수요가 비교적 한정적인 국내 시장을 넘어설 수 있다. 지난해 LG시그니처홀에서 초연된 전도연·박해수 주연의 ‘벚꽃동산’은 올해 하반기 해외 순회공연을 준비 중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개발된 작품이다. 국립극단은 ‘허난설헌’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다.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국 연극이 해외 무대로 나가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 세계적으로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확산한 지금,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수한 한국 연극이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극장#연극#공연#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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