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 출간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3월 28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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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 1, 2, 3. 사진제공=제이에스앤디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 1, 2, 3. 사진제공=제이에스앤디
김홍도나 신윤복의 그림을 보면 조선 양반들은 퍽 즐겁게 살았을 것 같다. 하지만 평범한 양반가 선비가 쓴 일기를 들여다보면 가족을 부양하고 과거에 급제해야 하는 양반의 삶은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극한적 시련의 연속일 수 있다.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는 정조 때 무관으로 활동했던 경북 선산 출신 노상추가 남긴 일기를 현대적 이야기로 구성하여 17세의 청년 선비가 34세에 과거에 합격하기까지의 과정을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쓴 책이다.

제1권 ‘청년 가장’은 안강 노씨 가문에 셋째 아들로 태어난 노상추가 큰형이 죽으면서 크게 상심하여 유람을 다니는 아버지 대신 가장이 되어 가족을 부양하는 이야기다. 제2권 ‘활을 잡다’는 문과 시험을 준비하다가 무과 시험으로 전향하는 이야기, 제3권에서는 9년에 걸쳐 한양 도성을 오가며 무과 시험에 도전해서 합격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는 그동안 역사가들에 의해 조명받지 못했던 평범한 조선인들의 일상적인 그러나 충격적인 이야기가 실려있다. 가뭄과 홍수가 반복하여 흉년이 들고, 전염병과 역병이 돌아 사람들이 죽어가며, 황소보다 더 큰 호랑이가 내려와 사람들을 물어 죽인다. 여인들은 출산 도중 무수히 죽어가고 어렵게 태어난 아기들도 돌을 넘기지 못한 채 죽어간다. 전직 부사를 모셨던 기녀가 향원들을 보고 가마에서 내려와 인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아에 끌려와 곤장을 맞고 죽는가 하면 서원의 원장들이 서출 출신 인물이 서원에 배향되는 것을 반대하는 통문을 썼다가 관찰사의 심기를 건드려 경상도 감영에 하옥되는 등 260년 전 이 땅의 조선인이 살아가던 일상적인 모습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놀랍게 다가온다.

특히 노상추가 계속되는 낙방 속에서도 마지막 남은 땅까지 팔아 여비를 마련하여 한양에 과거 시험을 치러 올라가고 마침내 합격하는 장면은 오늘날 시험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준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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