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日도 부러워하는 신드롬…NHK 다큐도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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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3일 1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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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다큐 '세계에 울리는 노래 ~ 한일 팝스 신시대' 출연
민희진 어도어 대표 인터뷰도 담겨
J팝 대표팀 요아소비와 함께 조명

국내 J팝 유통이 전면 허용된 지 20주년이 된 가운데 J팝계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과 함께 주목 받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엔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뉴진스는 오는 7일 방영되는 NHK 스페셜 다큐멘터리 ‘세계에 울리는 노래 ~ 한일 팝스(POPS) 신시대’에 출연한다.

K팝과 J팝의 각각 신세대 선두주자로 통하는 뉴진스와 일본 혼성 듀오 ‘요아소비(夜遊び·YOASOBI)’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등으로 국내에서도 팬층을 확보한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가 내레이션을 맡는다.

싱어송라이터 이쿠라·프로듀서 아야세로 구성된 요아소비는 ‘J팝의 현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도쿄 MX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Idol)’로 미국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J팝 첫 1위를 차지하는 등 J팝의 새로운 세기를 이들이 열어가고 있다. 지난달 첫 단독 내한공연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확인했다.

‘세계에 울리는 노래 ~ 한일 팝스 신시대’에선 요아소비의 라이브 밀착취재, ‘아이돌’ 탄생 비화 등에 대해 다룬다.

뉴진스는 일본에서 데뷔를 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니혼 TV ‘발표!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 ~연간 뮤직 어워드 2023~’에 출연했다. 같은 달 26일 생중계된 TBS ‘일본 레코드 대상’에도 등장했다. 특히 ‘일본 레코드 대상’에선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대상 후보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 방송사들의 잇단 러브콜은 뉴진스가 올해 일군 뛰어난 성과 덕분이다. 뉴진스가 지난해 1월2일 발매한 ‘OMG’의 수록곡 ‘디토’와 동명의 타이틀곡 ‘OMG’는 오리콘 누적 스트리밍 1억 회를 달성했다. 작년 7월 공개된 두 번째 EP ‘겟 업(Get Up)’은 오리콘 ‘데일리 앨범 랭킹’ 1위(7월 21일 자)에 올랐다. 뉴진스는 오리콘과 빌보드 재팬이 각각 발표한 2023년 연간 차트 내 여러 부문에서 K-팝 아티스트 중 최고 순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뉴진스는 일본 각종 방송 프로그램 및 무대에 오르고 유명 잡지 표지를 장식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8월 일본 대표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메인 무대에 올랐는데, 당시 마린스타디움 오후 12시 공연 역사상 가장 빨리 관객 입장이 제한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러한 성적과 열광적인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뉴진스는 일본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우수작품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재팬 2023’에선 ‘베스트 버즈 어워즈’를 받았다.

이번 다큐는 이런 뉴진스에 대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 등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유 등에 대해 조명한다. 특히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독점 인터뷰한다.

민 대표의 남다른 식견을 이번 다큐멘터리가 얼마나 잘 담아낼 지가 관심이다. 지난해 일본 패션 잡지 ‘뽀빠이’ 7월호 서울 특집에 실린 민 대표의 인터뷰는 짧지만 그 안에서도 그녀의 음악적 식견이 잘 드러났다. 일본 시티팝의 계보를 분명히 짚어내며 독자적인 뉴진스의 음악적 방향을 분명히 했다.

민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자신이 좋아했던 일본 문화라면 “60년대 브라질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재지(Jazzy)한 곡들이나 AOR(‘어덜트 오리엔티드 록(Adult Oriented Rock)’ 혹은 ‘앨범 오리엔티드 록(Album Oriented Rock)’이라 불리며 솔(soul)과 펑크의 기운이 가미된 부드러운 록을 주로 가리킴) 스타일의 음악을 예로 들 수 있다”고 했다. AOR은 1960년대 말께 서구 팝 시장에서 모타운 스타일의 솔과 블루스 음악에 다양한 장르, 전자음악 장비 등이 섞이면서 탄생했다. 일본 시티팝에도 영향을 준 음악이다.
또 민 대표는 1990년대 초반에 발생한 J팝인 ‘시부야케이’ 스타일의 음악도 꼽으며 프렌치팝, 보사노바, 라운지 등 펑키한 장르가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민 대표가 어도어라는 회사 이름을 지으면서 AOR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2004년 제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기점으로 영화, 게임 등과 함께 J팝이 국내 전면 허용됐을 당시만 해도 K팝이 J팝에 밀릴 것으로 예상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상황은 역전돼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뉴진스를 비롯한 K팝이 J팝에 앞서는 형국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일본 최고 권위의 연말 음악 축제인 ‘제74회 NHK 홍백가합전’만 확인해도 현지 K팝 위세를 확인할 수 있다. 홍조, 백조로 나눠 출연한 44팀에 범 K팝팀만 여섯 팀이 출연했다. 일본에서 입지를 굳힌 ‘세븐틴’(SVT)과 ‘스트레이 키즈’(스키즈)가 처음 출연했고 오는 7월 닛산 스타디움에 입성하는 등 일본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트와이스’는 총 네 차례 홍백가합전에 나왔는데 미나·사나·모모가 뭉친 미사모 유닛으로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르세라핌’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홍백가합전에 나왔다.

K팝 시스템을 거쳐 K팝 팀으로 분류되는 두 팀도 등장했다. 스트레이 키즈와 트와이스가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니쥬’는 이번에 네 번째 출연했다. 한국 CJ ENM과 일본 요시모토의 합작법인인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그룹 ‘제이오원(JO1)’은 이번에 두 번째로 홍백가합전에 나왔다.

여기에 특별 초대된 뉴진스까지 합치면 K팝 관련 팀 무려 일곱 팀이었다. 특히 뉴진스는 이번에 미국 가수 애덤 램버트가 함께 한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퀸’과 함께 특별 출연자 명단에 올리며 인기를 확인했다.

무엇보다 이번 ‘홍백가합전’의 하이라이트인 요아소비 ‘아이돌’ 무대 역시 K팝 아이돌들이 장악했다. 이쿠라가 ‘아이돌’을 부르는 내내 양 옆으로 뉴진스,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이 포진했다. 특히 이쿠라 바로 옆에 있던 뉴진스 다니엘과 하니, 세븐틴 승관과 도겸은 자주 카메라에 잡혔다. 요아소비가 일본 TV에서 ‘아이돌’을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돌’ TV 첫 무대는 아이러니하게 한국이었다. 지난해 9월 방송된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아이돌’을 불렀다. K팝 음악 방송이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관심이 큰 만큼 적절한 선택이었다.
반면 ‘홍백가합전’의 위상은 예전 같지 못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홍백가합전’ 1부 시청률은 29.0%, 2부 시청률은 31.9%다. 1부 시청률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창업주인 고(故) 자니 기타가와의 연습생 성착취 문제가 드러난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 소속 가수들의 출연이 배제된 점도 낮은 시청률의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자니즈 소속 가수들이 홍백가합전에 출연하지 않은 건 44년 만이다. ‘스노우 맨’ 등 일본 최고 인기그룹 등이 자니즈에 속해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대대적으로 사과를 하고 사명을 ‘스마일업(SMILE-UP)’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이번 출연 배제가 스노우맨에겐 새옹지마 격이 됐다. 지난해 12월31일 오후 8시부터 ‘카운트다운 이벤트’를 거쳐 이달 1일 새벽까지 유튜브로 생중계한 스페셜 라이브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의 라이브 파트 동시접속자 수가 133만명에 달했다. 이전 유튜브 일본 가수 라이브 최대 동시 접속자 수였던 일본 아이돌 그룹 ‘뉴스(NEWS)’ 출신 데고시 유야가 기록한 132만명을 넘어섰다.

스노우맨의 이번 유튜브 라이브는 ‘홍백가합전’ 출연자 확정 명단 발표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멤버들 간 논의 결과 올해 ‘홍백가합전’에서 출연 요청이 와도 출연 요청이 와도 응하지 않을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K팝 아이돌들이 구원투수로 나서 ‘홍백가합전’ 시청률과 화제성 측면 등에서 선방했다는 평이 나온다. X(옛 트위터) 등에 뉴진스 등이 함께 함 ‘아이돌’ 무대가 큰 화제였기 때문이다.

J팝 업계를 잘 아는 음악 관계자는 “우리나라 젊은 세대처럼 일본 젊은 세대 역시 지상파 TV를 잘 보지 않고 있다. 지상파 연말 음악 축제에 대한 관심 역시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홍백가합전’은 K팝 아이돌들이 관심을 환기시켜 준 격이다. 일본에서 K팝 아이돌들의 활약이 계속되는 한 현지 지상파 방송의 러브콜은 이어질 것이다. 요아소비와 뉴진스가 함께 출연하는 다큐 역시 그 흐름에 있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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