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故 차일혁 경무관 다례재 엄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0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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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차일혁 경무관. 사진제공 화엄사
고 차일혁 경무관. 사진제공 화엄사
6·25전쟁 중 소각 명령을 어기고 화엄사 전각을 지킨 고 차일혁(1920~1958) 경무관의 추모 다례재가 10일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주지 덕문 스님) 각황전에서 엄수됐다.

차 경무관은 중일전쟁 직전인 1936년 말 16살의 나이로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펼쳤으며, 6·25전쟁 때는 경찰에 투신해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지리산, 덕유산 자락을 누볐다. 차 경무관은 작전 중 상부로부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 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며 상부의 명령을 어겨 천년고찰 화엄사를 온전한 모습으로 보전케 했다.

덕문 스님은 “화엄사뿐만 아니라 천은사, 쌍계사, 금산사, 백양사, 선운사 그리고 덕유산 사찰을 비롯한 수많은 천년 고찰들이 고인의 지혜로운 결단으로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며 “차 경무관의 민족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한 뜻을 대화엄사의 천년역사와 더불어 만대에 걸쳐 선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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