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메이저, 신보 ‘Columbo’ 발매…“솔직하고 자전적인 작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1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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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메이저는 2017년 첫 앨범 ‘A Song for Every Moon’을 발매하며 음악신에 등장했다. 감성 R&B로 유명한 그의 곡은 대개 느리고 차분하다. 메이저는 “일부러 이런 음악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록 음악을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Neil Krug
“콜롬보, 콜롬보.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땐 함께 일몰을 보며 달리자. 기다린다면, 언젠가 우린 세상을 이리저리 다니게 될 거야.”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메이저(35)가 내놓은 신보 속 ‘Columbo’(콜롬보)는 다름 아닌 자동차다. ‘낫띵’(Nothing), ‘리젠트스 파크’(Regent‘s Park) 등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그가 21일 동명(콜롬보)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을 내놨다. 메이저는 본보와 가진 서면 단독 인터뷰에서 “이전 작품보다 솔직하고 자전적인 작품”이라 말했다. 3년 만에 내놓은 앨범 발매를 맞아 내달 10~1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 공연도 연다.

이번 앨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사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메이저는 이 시기를 ‘자아의 죽음’이라 표현한다. 음악 활동이 적어지며 우울감과 술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봉쇄조치가 해제되자마자 뛰쳐나갔다. 매일이 모임과 파티였고, 그때 만난 것이 빈티지 자동차 콜롬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콜롬보는 다른 차와 충돌해 반파됐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콜롬보를 보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수리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길가에서 바로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후 6개월간은 앨범 작업에만 집중했어요. 나쁜 일을 통해 좋은 일을 얻는다는 게 진짜 일어나는 일이더라고요.”

메이저는 곡 작업이 자신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중요한 작업 철학으로 “나의 감정과 이야기로 음악을 만든다는 점”을 꼽을 정도다. 그래서 그의 곡은 특정인에 대한 곡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Tears in Rain’ 또한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그는 노래를 통해 살아 있는 동안 한 번도 묻지 않았던 질문들을 할머니에게 던진다.

기타를 치기 시작한 것은 7살. 그의 음악적 커리어의 시작도 재즈 기타 연주자였다. 반면 노래를 시작한 것은 무려 22살이었다. 그는 “기타 연주만큼이나 좋아했던 것이 글쓰기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제 글에 직접 만든 음악을 섞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이름을 알렸지만, 메이저는 여전히 자신을 “가창력 있는 ‘가수’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직접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제가 느끼는 감정을 제가 만든 음악에 목소리라는 악기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세상의 수많은 예술의 형태 중 음악이 가장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다고 생각해요. 길이와 장르를 떠나 음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은 정말 강력하지 않나요?”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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