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계의 이단아’ 코파친스카야, 첫 한국무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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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이틀간 서울시향 협연
‘극단의 속도’ 등 강렬한 개성 유명

‘강렬하다’ ‘극단적이다’ ‘짜릿하다’ ‘장난스럽다’ ‘철두철미 개성적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46·사진)에게 따라다니는 세계 음악 평단의 수식어들이다. 바이올린계의 혁신자이자 이단아로 불리는 그가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10,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잉고 메츠마허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코파친스카야는 오늘날 친러시아 지역의 분리 독립 문제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구소련의 몰도바에서 태어났다. 구 동구권 붕괴와 함께 스위스로 건너가 베른 국립음대에서 명교사 이고르 오짐을 사사했다.

그의 연주는 예측할 수 없는 색깔로 유명하다. 주체할 수 없이 ‘급발진’해 극단의 속도로 클라이맥스를 폭발시키는가 하면, 의외의 유머 코드로 객석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기도 한다. 죄르지 쿠르탁, 에사페카 살로넨, 페터 외트뵈시 등 이 시대 최고의 작곡가들이 그에게 작품을 헌정해 왔다. 현대음악 공연에서는 직접 노래에 나서기도 한다.

그의 개성은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나 소프라노 바버라 해니건과도 곧잘 비교된다. 속된 표현으로 ‘똘끼’ 넘친다고 알려진 음악가들이다. 바로크 이전 음악과 오늘날의 음악까지 관심 범위가 넓다는 점도 쿠렌치스와 비슷하다. 2019년에는 쿠렌치스가 이끄는 악단 ‘무지카 에테르나’와 서울에서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산됐다.

코파친스카야의 수상 경력은 그의 개성이 음악계에서 받는 평가를 증명한다.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와 함께한 베토벤 라벨 등의 음반으로 2009년 독일을 대표하는 음반상인 에코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그래머폰 올해의 녹음상, BBC 뮤직매거진 상, 오푸스 클래식상 등을 휩쓸어 왔다. 2018년에는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죽음과 소녀’ 앨범으로 그래미상 실내악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 후반부에는 독일 지휘자 잉고 메츠마허가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코파친스카야와 메츠마허는 202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리게티의 협주곡을 협연한 바 있다. 1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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