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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제|문화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英서 승인 국면… 까다로운 4곳만 남아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입력 2022-11-29 15:28업데이트 2022-11-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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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시아나 합병 관련 시정안 수용
“사실상 기업결합심사 승인”
향후 미국·EU 심사 결과 영향 전망
미국·EU·일본·중국 등 4개 국가 심사 중
“외교적 관계 얽혀있어 정부 차원 지원 필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글로벌 항공업계 주요국 중 하나인 영국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사실상 승인했다.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기업결합심사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효과적인 대응과 국내 항공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 차원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아직까지 합병 승인이 나지 않은 국가 4곳은 한국과 정치·외교적 관계가 밀접하게 얽혀있어 민간기업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쟁당국(경쟁시장청, 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대한항공이 중간결과 발표 후 제출한 합병 관련 자진 시정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안에 대한 시장 의견을 청취한 후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시정안을 통해 영국 항공사의 인천~런던 노선에 신규 취항을 CMA 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시장 경쟁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MA는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정안 내용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이번 의견을 발표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업계는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동의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측은 “남은 기업결합심사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결합심사는 기업결합 과정에서 경쟁제한성(독점 등) 여부를 심사받는 절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국내를 비롯해 다른 주요 국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야한다. 국내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중국, 태국, 터키, 베트남 등 9개 국가가 필수신고국가다. 이중 국내와 대만, 베트남, 터키 등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승인을 받았고 태국은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 미국과 EU, 일본, 중국 등 4개 국가 승인만 남았다.



임의신고국가로는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영국 등 5개 국가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했다.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은 합병을 승인했고 필리핀은 태국과 마찬가지로 해당 합병 건이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전해왔다.

임의신고국가 중에서는 영국 경쟁당국 허가만 남았는데 지난 중간결과 발표에서 유예 입장을 전한 영국 측이 이번에 시정안을 수용하면서 기업결합승인이 유력한 상황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영국이 임의신고국가이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EU 주요국과 유사한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영국 경쟁당국이 합병을 승인하면 향후 EU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역시 최근 기업결합승인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는데 영국 경쟁당국 결정이 미국당국(법무부) 판단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심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용한 전사 차원 지원을 총 동원해 해외기업결합심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조속한 승인을 위해 5개 팀, 100여명 규모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며 각 경쟁당국별 맞춤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경쟁당국 심사 진행현황을 총괄하는 글로벌 로펌 3개사와 각국 개별국가 심사에 긴밀히 대응하는 지역 로펌 8개사,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경제분석업체 3개 업체, 협상전략 수립 및 정무적 접근을 위한 국가별 전문 자문사 2개 업체 등과 업무 계약을 맺고 각국 경쟁당국 심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기업결합심사 관련 자문사 선임비용만 약 350억 원(올해 3월 기준) 규모라고 한다.

최근에는 일부 국가 경쟁당국이 제기한 노선 독점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존 운항노선에 다른 항공사 신규 취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지나 해외 항공여행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시작한지 다음 달이면 꼬박 2년이 된다”며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장 안정화가 요구되는 상황으로 기업결합심사 절차가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 외교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아직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미국, EU, 일본, 중국 등)는 한국과 정치적, 외교적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민간업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심사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지원을 나서야 할 시점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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