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민예총 ‘기자 조롱’ 캐리커처 논란… 기자협회 “표현의 자유 아닌 언론탄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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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15일까지 전시회 열어

문재인 정부 및 관련 인사들을 비판한 전·현직 기자들을 희화화하고 소속 회사와 실명을 써넣은 캐리커처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작품은 사단법인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서울민예총)이 1일부터 15일까지 광주 메이홀에서 개최하고 있는 전시회 ‘굿바이 시즌2’ 출품작 가운데 하나로, 박찬우 작가가 그린 ‘기자 캐리커처’다.

‘기자 캐리커처’는 전·현직 기자와 방송인, 정치인 등 110명을 우스꽝스럽게 그리고 얼굴에 붉은색을 덧칠해 소속 회사와 실명을 써넣었다. 등장인물 가운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검증했던 주요 방송사와 신문사 법조 담당 기자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기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3일 성명을 내고 “상대의 신분을 노출시키고 악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닌 폭력이며 언론탄압”이라며 “전시회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기자들을 우스꽝스럽게 그리고 붉은색으로 덧칠해 적폐세력으로 묘사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소속사와 이름까지 실명으로 게재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했다”고 비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어떤 기준으로 기자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캐리커처가 실린 기자들이 소속된 언론사들 중 일부는 전시가 시작되기 전 서울민예총과 박 작가에게 해당 작품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민예총은 4일 낸 성명문에서 “기자들은 예술 풍자의 대상조차 되어선 안 되는 존재인가 묻고 싶다”면서 “‘굿바이전’ 18명 작가는 예술 본연의 성격인 ‘풍자’와 ‘메시지’를 버릴 마음이 티끌만큼도 없다”고 밝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기자 조롱#캐리커처 논란#굿바이 시즌2#기자 캐리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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