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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어린이 책]은은하고 쌉싸래한 가족의 소중한 기억

입력 2022-04-30 03:00업데이트 2022-04-30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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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냉이/안드레아 왕 글·, 제이슨 친 그림, 장미란 옮김/32쪽·1만5000원/다산기획 (6세 이상)
낡은 폰티액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 엄마가 길가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외친다. “잠깐만.” 차에서 내린 엄마와 아빠는 보석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기뻐한다. “물냉이네!” 그리고 차에서 갈색 종이봉투와 녹슨 가위를 끄집어내 냉이를 캔다. 이들은 미국으로 이주한 중국인 가족.

집에 돌아온 엄마는 물냉이 요리를 식탁에 내놓는다. 소녀는 단 한 입도 먹고 싶지 않다. 소녀는 공짜란 단어를 싫어한다. 물려받은 옷, 길가에서 주워온 가구, 이젠 도랑에서 뜯어온 저녁거리까지…. 그때 엄마가 오래된 가족사진을 꺼낸다. 엄마는 한숨을 쉬며 물냉이처럼 마른 한 남자아이를 가리킨다. “너희 외삼촌이야. 대기근 때 우리는 눈에 띄는 건 닥치는 대로 먹었단다.” 소녀는 투정만 부린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물냉이를 한 입 베어 문다. 은은하고 쌉쌀한 맛이 나쁘지 않다. 고향에 대한 엄마의 추억처럼. 올해 미국 콜더컷상 최고의 메달과 뉴베리 영예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다. 수채화 그림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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