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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최신 SF 영화와 수천 년 된 고전의 공통점은

입력 2022-04-30 03:00업데이트 2022-04-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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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돌리다가/곽재식 지음/392쪽·1만6000원·열린책들
제목에서부터 아날로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를 보고 금성(LG전자의 옛 이름) 브라운관 TV의 철제 원형 버튼을 ‘드르륵’ 돌리는 모습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이미 연식이 꽤 있는 사람이다.

화학자이자 공상과학(SF) 소설가인 저자는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부재하던 시절, TV 채널을 무작위로 돌리다 ‘얻어걸린’ 영화에 푹 빠진 일화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그 시절, 별 기대 없이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을 우연히 지켜보다 ‘인생 영화’를 만난 경험이 기자에게도 있다.

이 책은 SF 고전 영화들을 중심으로 저자의 감상과 기술문명에 대한 평론 등을 다각도로 엮은 에세이다. 이 중 1984년작 영화 ‘터미네이터’를 통해 로봇 영화의 계보와 의미를 분석한 장이 흥미를 끈다.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 인공지능(AI)이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핵전쟁을 유발하는 줄거리의 영화에서 터미네이터는 궁극적으로는 사람 이야기를 하기 위한 도구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 노예로 취급 받아온 로봇의 반란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말하고 있다는 것. 기계가 선사하는 달콤한 가상세계에 갇혀 사는 인류를 그린 영화 ‘매트릭스’(1999년)도 마찬가지다. 현란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날로 새로워지는 최신 SF 영화들도 결국 자유와 평등을 논하는 오랜 고전 작품들의 또 다른 변주가 아닐까.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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