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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황룡사지 부처 ‘골(骨)사리’ 추정 유물 알고보니…조개껍데기

입력 2021-12-02 13:57업데이트 2021-12-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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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7월 28일 경북 경주시 황룡사 9층 목탑 심초석(心礎石·목탑을 지탱하는 중앙 기둥의 주춧돌) 아래에서 사리기(舍利器)로 추정되는 중국제 백자호(白磁壺·달 모양의 백색 항아리)와 청동거울, 금동 귀고리, 유리구슬 등 3000여점의 유물이 발견됐다. 목탑은 승려 자장(590~658)이 643년 당나라 오대산에서 가져온 부처의 사리를 봉안한 뒤로 13세기 고려시대 몽골 침입으로 소실되기까지 중요한 사리 봉안 장소였다. 대표적인 왕실 사찰에서 출토된 유물은 신라 연구에 새로운 활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황룡사 출토 유물을 포함해 신라 주요 사찰에서 나온 문화재 530여 점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불교사원실을 지난달 24일 공개했다. 삼국유사에는 ‘절이 별처럼 많고 탑이 기러기처럼 늘어서 있었다’며 신라시대 경주를 그린 기록이 있다. 이번 불교사원실은 이에 맞춰 신라미술관 2층 황룡사실을 확장해 분황사, 감은사, 흥륜사 등을 아울렀다.

전시에서는 일부 유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과학적 조사 결과 새로 밝혀진 사실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백자호와 그 안에 들어있던 세 개의 하얀색 물질과 관련돼있다. 학계에서는 이 물질을 자장이 중국에서 들여온 부처 골(骨)사리로 추정했다. 황룡사 9층 목탑 심초석 하부의 안전한 공간에 숨겼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성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해당 물질은 조개껍데기로 밝혀졌다. 신광철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진단구(鎭壇具·액땜을 위해 땅에 묻는 예물)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사리기 안에 봉안품으로 담겼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록에만 등장하던 유물을 실제로 규명하기도 했다. 872년 황룡사 9층 목탑 중수 당시를 기록한 ‘황룡사 찰주본기’에는 “금은고좌(金銀高座·금과 은으로 된 승려가 앉는 높은 좌석) 위에 사리유리병이 안치돼 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심초석 출토 유물 중 유리병이 없어 금은고좌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알 수 없었다. 박물관은 심초석 사리공(舍利孔·사리를 넣는 네모난 구멍) 안에서 발견된 금동 연꽃 모양 받침을 대상으로 재질 조사를 한 결과, 받침 가운데 부분이 은, 바깥 부분이 금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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