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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한국서 무대 경험 들려주면 학생들 열광”

입력 2021-11-22 03:00업데이트 2021-11-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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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케너소주립대 영문과 교수 된 ‘je t'aime’ 가수 해이
2010년 미국 유학해 2018년 박사… 내년엔 대학 최초 K팝 강의 예정
“BTS등 한국문화 양국 관점 접근… 최근 신곡 등 가수로도 계속 정진”
올 8월 미국 케너소주립대 교수가 된 가수 해이는 임용 두 달 만에 학내에서 ‘원고 완성 프로그램 상’을 수상했다. 조교수가 임용 첫 학기에 이 상을 받은 건 해이가 처음이라고 한다. 해이 제공
2001년 발표한 노래 ‘je t‘aime’로 유명한 가수 해이(본명 김혜원)가 미국 조지아주 케너소주립대 교수가 됐다. 15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해이는 “올 8월 영문과 조교수로 임용돼 세계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몰리에르, 입센부터 한강의 ‘채식주의자’, 노랫말까지 폭넓게 다룬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다니던 2001년 데뷔한 해이는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2010년 남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조규찬 씨와 미국 유학을 떠났다. 이후 2018년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미시간대 박사 후 연구원, 듀크대 전임강사, 경희대 연구교수를 거쳤다.

“뮤지컬 배우 시절, 무대극의 역사부터 제대로 배워보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가 여기까지 왔네요.”

해이는 대학 때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영어 통역사로 나왔다가 우연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주제곡을 부른 뒤 여러 가요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쑥스러운 얘기지만 당시 이수만 선생님이 찾아와 S.E.S.의 네 번째 멤버로 섭외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학업을 위해 고사했는데 돌아보니 조금 후회도 되네요. 하하.”

지난 몇 년간 해이는 미국에서 뮤지컬과 연극의 역사부터 아시아학, 한국학, 케이팝까지 두루 가르쳤다. 한국에서의 가수와 배우 경험을 들려주면 학생들 반응이 대단하다고. 최근 그룹 레드벨벳의 조이가 ‘je t’aime’를 리메이크해 젊은 케이팝 팬들도 해이의 노래를 안다. 케이팝 뮤직비디오를 학생들과 젠더학 관점에서 분석하기도 한다. 내년 3월 케너소주립대 사상 최초로 개설되는 케이팝 강의도 맡는다.

“방탄소년단,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를 한미 양쪽의 관점에서 접근하려 합니다.”

해이는 지난 4년간 집필과 강의에만 매진했다. 연구 성과는 내년에 대거 빛을 본다. 한국 뮤지컬 연구서를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에서 낸다.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의 케이팝 개론서, 영국 유명 출판사 라우틀리지의 뮤지컬 개론서는 공저를 맡았다. 세계적인 인문학 학술지 ‘예술 및 인문학논문 인용색인(A&HCI)’에 뮤지컬 ‘쓰릴 미’를 분석한 논문도 싣기로 했다.

최근 5년 만에 신곡도 냈다. 제목은 ‘Sunset Ap´ero’. ‘Ap´ero’는 식전주를 뜻하는 프랑스어 ‘ap´eritif(아페리티프)’의 줄임말이다. 해이는 학자 겸 가수로 계속 정진하고 싶다고 했다.

“몇 년 전 프랑스에서 경험한 해질녘의 아페리티프를 못 잊어요. 하루의 마지막 햇살을 머금어 제 얼굴이 가장 빛나던 때…. 삶을 응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노래에 담았어요. 이젠 제가 다음 세대에게 빛을 물려줄 차례네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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