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공사의 문화재 발굴 비용 국가가 전면지원 추진”

김상운기자 , 김태언 기자 입력 2021-03-23 03:00수정 2021-03-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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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모 문화재청장 인터뷰
25일로 취임 3개월을 맞는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의 전신) 사무관 시절 발굴을 담당했었다”며 문화재 발굴 정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경주 월성 발굴은 제대로 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소규모 건축물 공사에 한해 건축 목적과 상관없이 국가가 문화재 발굴 조사 비용을 전면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취임 3개월을 앞두고 18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소규모 (건설공사) 사업자에 대해선 정부가 발굴 비용을 부담하는 게 맞다”며 “소규모 사업에서 졸속 발굴이 많이 나오기에 정부가 직접 나서 빠르게 정리해주는 게 좋다. 이 부분에 대해선 ‘발굴 공영화’가 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매장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공사에 앞서 실시하는 지표조사에서 문화재가 땅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 시굴 혹은 정밀 발굴에 들어가야 한다. 이 중 일정 면적 이하의 개인주택이나 농어업 시설물, 공장 건설공사에 한해서만 발굴조사 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김 청장의 방침은 소규모 공사의 경우 이 같은 정부 지원 조건을 아예 풀어 개인이나 영세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줄임으로써 매장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산하 한국문화재재단의 발굴사업단 인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재단 발굴사업단을 확대해 소규모 발굴부터 지표조사까지 맡겨 국민 부담을 줄이고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단, 민간 발굴기관의 업무와 중복되지 않도록 수익성이 낮은 소규모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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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은 “20여 년 만에 문화재청에 다시 돌아와 보니 조직은 커졌지만 시대 변화에 맞는 패러다임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들은 문화재가 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왜 보존이 필요한지 국민들을 설득하고, 절박한 게 아니라면 과감히 (규제를) 풀어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고시 34회 출신인 김 청장은 1994∼1997년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의 전신) 사무관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문화재청으로는 2018년 차장으로 돌아와 지난해 12월 청장(차관급)으로 승진했다. 앞서 김종진 전 청장을 제외하고는 교수, 언론인 등 외부 전문가들이 문화재청장에 주로 발탁됐다.

그는 특히 경주 월성(月城) 같은 대규모 국책 발굴사업에서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0년 넘게 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일본 나라(奈良)의 헤이조쿄(平城京) 발굴처럼 유적이 파괴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재 당국이 월성 발굴 성과에 급급해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고고학계에서 제기된 바 있다. 김 청장은 “월성 발굴은 학계 비판이 아주 많다”며 “월성 발굴을 조금 더 장기적으로 추진했다면 훨씬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최근 문화예술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화재 및 미술품 물납제(소장품으로 세금을 대신 납부하는 제도)에 대해선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이 제도는 장롱 속에 숨겨진 문화재를 양지로 끄집어내는 것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며 “문체부와 법제화를 협의하고 있다. 단, 증여세법과 상속세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운 suki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김태언 기자
#김현모 문화재청장#소규모 문화재 발굴 비용#국가 전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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