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아시아나 통합 관련 독과점·기업결합심사 문제없을 것”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12월 2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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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허용 후 항공사 통합 급물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천공항 점유율 40%
“장거리 노선 제외하면 독점 없는 수준”
“해외 시장점유율 높은 노선 크게 많지 않다”
“인적 구조조정 없다”… 재차 강조
내년 사업계획 2019년 대비 65% 수준 예상
“통합 시너지 연간 3000억 원보다 훨씬 클 것”

법원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한진칼의 신주발행을 허용하면서 국내 항공사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법원 판결 다음 날일 2일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유상증자 비용 5000억 원을 납입했고 대한항공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인수 추진 계획을 알렸다. 첫 번째 난관 극복과 동시에 항공사 통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2일 우기홍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통합 관련 궁금증 해소를 위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는 사전에 접수한 질의사항에 대해 우기홍 사장이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결 이후 두 번째 난관으로 꼽히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해외 경쟁 당국 기업결합심사 관련 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기업결합신고 일정과 독과점 우려, 해외 경쟁 당국 관련 문제에 대해 우기홍 사장은 “기업결합신고는 내년 1월 14일까지 각 국가 당국에 제출할 예정으로 일정이 빠듯하지만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에서 선정했고 대한항공 부서와 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며 “독과점 우려의 경우 국내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인천공항 슬롯 점유율은 화물을 포함해 약 40% 수준(지방공항 포함 시 점유율 하락)으로 일부 장거리 노선을 제외하면 독점 관련 이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서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가 있지만 완전히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항공사이고 실제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와 경쟁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에 포함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에서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노선이 크게 많지 않아 큰 문제로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전부터 항공사 합병 사례가 많았지만 승인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수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우 사장은 “대한항공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조직이 참여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재무와 자재, 법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살펴볼 계획으로 인수와 관련해 회계법인과 법무법인도 참여한다”고 했다. 실사와 통합 관련 일정은 3개월가량 집중적으로 실사를 한 후 통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반적인 현황을 전 분야에 걸쳐 파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항공사 브랜드 운영은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기존 브랜드 1개로 통합·운영할 방침이라고 했다. 사용하지 않을 다른 브랜드 활용 방안은 서두르지 않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은과 약속한 의무와 관련해서는 계약상 인수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2조5000억 원 규모 증자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증권사와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이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협의체, PMI 계획 및 이행방안, 윤리위원회 구성 등 다양한 요건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노종조합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통합 시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 사장은 “산업은행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참여한 계약서에 확약돼 있고 여러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약속을 한 것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노조도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수요가 95%가량 감소한 상황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지 않았고 지난 51년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했다.
인적 구조조정 없이 통합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력은 국내외 약 2만8000명 규모이고 95% 이상이 직접부문인데 통합이 된다고 해서 공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직접부문 인력소요는 그대로 필요하다”며 “자연감소인원과 정년퇴직 및 사직 인력이 연간 100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업무 중복인력 비중이 크지 않고 필요 시 부서 이동 등을 통해 충분히 흡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균등 무상감자 안건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의 인수가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부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만 봐도 통합이 아시아나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대부분이고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문제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부결될 것에 대비해 대비책을 세우고 있겠다고 전했다.

통합 항공사 경쟁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 사장은 “항공사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연간 3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알려졌지만 항공사 경영을 하는 사람으로서 더 노력하면 훨씬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는 “항공 운항 일정이 개선돼 여객과 화물 환승수요 유치를 확대할 수 있고 해외에서 여객과 화물 판매도 강화할 수 있다”며 “운영 측면에서 항공기 가동률 제고와 임차료 등 비용 효율 개선,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정비비와 시설운영비 절감, 신용등급 개선에 따른 이자비용 절감 등을 통해 전반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KCGI 등 이른바 ‘3자연합’이 본안소송을 제기할 경우에 대해서는 한진칼이 가처분 소송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했고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과 관계 없이 기존에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계약금 지급과 영구채 인수, 실사 및 해외 기업결합 신고, 주주총회 준비 등 인수 관련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문제 해결 방안도 전했다. 우 사장은 “우선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 원의 현금이 자본으로 투입되고 3000억 원은 영구채로 투입된다”며 “이 경우 내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필요한 유동성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세한 내용은 실사를 통해 자금 소요를 파악한 후 필요 시 산은과 기안기금 필요성 등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사업계획과 전망도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돼 업황 회복은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 사장은 “내년에도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사업계획을 준비 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지난 2019년 대비 약 70% 감소한 여객 수요 공급이 예상되고 하반기에는 60%가량 줄어 연간 기준 약 65% 줄어든 수준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올해는 화물이 여객 손실을 만회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내년에는 많은 항공사들이 화물 공급을 증대시켜 화물 인상이 완화되는 추세가 올 수 있기 때문에 화물도 올해보다는 특수상황이 진정되는 상황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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