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도 온전히 못하는 요즘… 예수님 시대 음식 나누며 고통 나눴으면”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0-09-21 03:00수정 2020-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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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운영 윤일마 수녀
17일 요리에 얽힌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윤일마 수녀. 그는 “예수님이 드셨던 음식을 가족, 이웃과 나누며 서로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것이야말로 하느님을 가까이서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말린 대추야자 300g에 물 4컵을 붓고 약한 불에서 죽처럼 될 때까지 끓여주세요. 중요한 것은 불 조절입니다.”

17일 평소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는 성바오로딸수도회(서울 성북구 오현로) 한쪽에서는 요리와 촬영이 한창이었다.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윤일마 수녀와 함께하는 성경시대 음식 만들기’ 시즌2의 촬영 현장이다. 이 채널은 지난달 4일 첫 회가 나간 뒤 성경과 음식, 경상도 억양이 남아 있는 윤 수녀의 독특한 개성이 어우러져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시즌2는 10월 20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업데이트된다.

―시즌1의 반응은 어땠나.


“댓글을 보니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느껴져 안타까웠다. ‘일상에서 먹는 빵과 요구르트가 갑자기 거룩하게 느껴진다’ ‘오늘 올리브 사서 요리해 보겠다’는 글도 있었다.”

―성경을 음식과 연결한 콘셉트가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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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지 순례 때마다 예수님 행적뿐 아니라 당시 생활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미사나 기도 모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음식을 통해 그 고통을 나누고 위로하고 싶었다. 예수님 시대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우리 힘은 그분’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성경에 구체적인 요리법은 나오지 않는데….

“우리 수도회에서 출간한 ‘성경시대 음식’이란 책을 기본으로 주석서를 참고했다. 복잡한 요리보다는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선택했다.”

―본인의 요리 실력은….

“요리를 좋아하는데 강의가 많아 자주 하지 못한다. 다른 수녀님들이 가지튀김은 맛있다고 하더라.”

성바오로딸수도회는 기독교 최대의 전도자였던 바오로 성인의 삶을 본받아 책과 방송 등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복음을 전파해 왔다. 바오로는 2만 km에 이르는 선교여행과 신약성서 27개의 문서 중 13편에 달하는 서신서를 남겼다. 1999년 종신서원한 윤 수녀는 ‘새로 나는 성경 공부’ ‘예수님! 오늘은 어디 계세요?’ 등의 강연으로 알려져 있다.

―얼굴은 안 나오고 손만 출연하는 ‘통통손’ 캐릭터가 흥미롭다.

“그분이 바쁘셔서 시즌2에는 빠졌다. 시즌2에는 음식을 예쁘게 담아주는 ‘예술손’과 재료를 다듬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알뜰손’이 등장한다. 통통손은 시즌3에서 다시 볼 수도 있다.”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수녀님 4명이 한 팀을 이뤄 음악과 촬영, 편집 등에서 수고해 주고 있다. 전문가들이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즌2를 소개한다면….

“대추야자, 렌즈콩과 보리 스튜, 페타치즈 빵, 닭고기 박하 소스, 로마식 호두과자 등이 예정돼 있다. 음식과 함께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 코로나19로 어려울수록 그 고통과 기쁨을 가족과 이웃 등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었으면 좋겠다. 올리브는 기쁨의 상징인데 누가 기쁨을 주겠는가. 바로 곁에 있는 가족이 기쁨의 올리브다.”

―팬들이 많다.

“수도원에 안 왔으면 개그우먼이 됐을지도 모른다(웃음). 제 바람 중 하나가 연예인들의 지도수녀가 되는 것이다. 그분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선한 기운이 널리 퍼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유튜브#윤일마 수녀#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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