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절망을 얘기할 때, 사회는 발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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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정치학/슬라보예 지젝 지음·박준형 옮김/444쪽·2만2000원·다산초당

“나는 기꺼이 비관론자가 되려고 한다. 그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놀랄 일이 생기면 즐거워하려 한다.”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TV 철학자’로도 불리는 슬로베니아의 좌파 철학자 지젝이 2017년 내놓은 책. 그가 말하는 용기는 ‘희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다. ‘아직도 기존 질서에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사회 발전을 가로막게 된다’고 그는 생각한다.

1부에서는 세계 자본주의가 생성하고 있는 적대감을 돌아보고 그리스 시리자 정부가 보여준 한계와 희망, 종교가 정치적 요소로서 부활하는 현실을 들여다본다. 1부가 ‘절망할 수 있는 용기’를 말한다면 2부는 ‘희망할 수 있는 용기’를 드러낸다. 세계화에 대한 저항이면서 ‘잘못된 근대화의 모습’을 나타낸 이슬람국가(IS)의 사례, 정치적 올바름(PC) 운동이 빠질 수 있는 실수들, 미국의 현실이 대표하는 포퓰리즘의 위협과 극복 방안을 살핀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용기의 정치학#슬라보예 지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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