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57일 만 미사 거행…신부·신자 기쁨 눈물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3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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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체크하고 명부 작성후 입장...150여명 참석

명동성당이 57일 만에 신자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미사를 열었다. 정부의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23일부터 공동체 미사를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미사에는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 평시 평일미사 참석자 수인 150~18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명동성당은 제한된 인원만 선착순으로 입장 가능하다고 수일 전 공지했고, 이날 총 270석을 마련했다.

신자들은 발열체크를 하고 참석자 명부를 작성한 후 입장, 조용히 안전수칙을 지키며 미사에 참여했다.

서울대교구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교구 차원에서 바코드 인식을 통한 자동출입기록 프로그램을 개발했지만, 명동성당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신자와 관광객에게 바코드 부여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례를 맡은 유영주 신부와 신자들 모두 두 달 만의 미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 신자는 눈물을 흘렸다. 유 신부는 벅찬 마음에 울컥하는 모습을 애써 감췄다.

유 신부는 말씀에서 “저도 여러분 많이 기다리다 만나게 돼서 기쁘다. 2월에 미사가 중단될 때도, (지금) 재개될 때도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면서 미사 봉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어 “하느님은 우리가 서로 협력해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 사랑을 베풀어 주시며 분열된 우리를 하나로 이끌어주고 계신다. 그 은총으로 이렇게 한데 모여 다시 미사 성제를 봉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 신부는 “가련한 이(들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어주셨다. 주님이 들어주셨다. 이제 그 들어주심에 감사하며 더더욱 서로 배려하고 협조하며 사랑하자”고 전했다.

명동성당은 본당 자체 신자 수만 약 2만명이고 주말 기준 최대 900~1000명 정도가 참석해 이번 주일미사에는 더 많은 신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는 노약자 등 감염 취약층의 미사 참석은 제한하고 있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20일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명의 공문을 통해 “정부는 지난 19일 종교시설에 대해 현재 방역지침 준수 명령을 유지하되, 운영중단 강력권고는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사 재개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단 단체활동과 모임 등은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중단을 연장했다. 또 면역력이 약한 신자와 초·중·고등학생, 심리적 부담감이 큰 신자들에게는 주일미사 의무를 면제했다.

이와 함께 교구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본당에서 지켜야 할 수칙’을 정리해 함께 232개 성당에 공지했다.

교구 측은 미사 참여자에게 명단 작성을 의무화했다. 또 신자들이 미사 중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토록 했고, “성체를 모시는 순간에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공지했다.

미사는 전례 봉사자 없이 사제 혼자 미사를 진행하도록 했으며, 필요하면 영성체 예식 중에만 성체 분배 봉사자를 두도록 했다. 사제는 성체 분배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월26일(재의 수요일)부터 교구 내 232개 성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와 모임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 전국 16개 교구 중 11개 교구가 미사를 재개했거나 재개 예정을 알렸다. 제주(4일), 원주(20일)를 포함해 서울·대전·인천·수원·의정부·춘천(23일)가 미사를 재개했고, 전주·청주(28일)와 광주(5월6일)가 미사 재개를 앞두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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