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독과점? ‘어벤져스4’ 논란 없이 흥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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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4일 0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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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이하 ‘어벤져스4’)이 개봉 전부터 사전 예매량으로 또 한 번의 신기록을 세웠다. 사전 예매 관객만 200만명을 넘어선 ‘어벤져스4’의 압도적인 대흥행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어벤져스4’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만큼, 독과점 논란을 뛰어넘고 흥행하게 되는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3일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가 공개한 사전 예매량에 따르면 ‘어벤져스4’는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사전 예매량이 200만장을 돌파했다. 개봉 전 무려 200만장이 넘는 사전 예매량은 한국에서의 역대 최초 기록이자 초유의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는 동 시기 기준 ‘어벤져스4’의 전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전 예매량의 2배에 가까운 수치에도 해당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가 이 같은 신기록을 발표했을 당시, ‘어벤져스4’는 이날 95% 이상을 웃도는 실시간 예매율을 기록한 반면, ‘어벤져스4’ 다음으로 실시간 예매율이 높았던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과 ‘생일’은 각각 1.1%와 0.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타 영화들과 격차를 크게 벌린 ‘어벤져스4’의 압도적인 예매율 수치만 봐도, 히어로들의 극장가 점령은 당연해보였다.

‘어벤져스4’는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분류 심의가 확정되기 전날인 지난 16일부터 사전 예매를 오픈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어벤져스4’ 제작진과 배우들을 포함한 주역들의 화려한 내한 행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예매를 오픈하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뜨겁게 달궜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후 영화에 대한 화제성이 증폭될수록 예매율도 동시에 상승했고, ‘어벤져스’는 시장 수요에 따라 출반선에서부터 스크린을 대거 확보, ‘마블 천하’의 시작을 알렸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국내 극장가를 찾아올 때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고개를 들었지만, ‘어벤져스’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이 많다는 이유로 독과점은 정당화돼 왔고 이를 규제할 구체적인 방안도 꾸준히 담론을 형성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극장가에서 ‘어벤져스’만 상영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지만 수요가 많으니 공급할 수밖에 없다는 극장 측의 항변을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한국영화들은 ‘어벤져스’와의 경쟁을 모두 피해갔다. 국내 메이저 배급사들은 마블에 대항할 만한 경쟁력 있는 영화들을 선보이기 보다 틈새 흥행을 노린, 중소 예산의 작은 영화들을 이때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도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어벤져스4’가 상륙하면서 한국영화들은 ‘어벤져스4’와의 맞대결을 피해 개봉일을 잡았다. 사실상 ‘어벤져스4’의 대흥행을 위해 길을 알아서 터준 격이다. 그간 3~4월은 통상적으로 극장가 비수기로 꼽혀왔지만, 마블 영화가 매년 흥행을 거두면서 한국영화의 소극적인 배급 전략이 더욱 심화됐다. 마블 영화를 보기 위한 상당수의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으면서 3~4월 극장가가 비수기라는 변명은 사실상 무색해졌으나, 크게 위축된 한국영화들은 좀처럼 볼만한 영화를 내놓지 않았다. 흥행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만이 고수된 셈이다.

이 때문에 한국영화 뿐만 아니라 중소 수입사들이 선보이는 해외 영화들이 마블 영화의 독과점에 대해 더욱 반발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관객 대다수가 마블 영화로 쏠리는 스크린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한 명분을 스스로 상실했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구조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워졌고 ‘어벤져스4’의 독주를 마냥 방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현재 영화 시장에서의 ‘어벤져스4’의 대흥행은 더욱 명분을 얻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어벤져스4’가 개봉하는 국내 극장가에서는 영화의 다양성에 대한 논리, 상생의 논리 보다 시장의 논리가 지배할 전망이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우려는 나오겠지만, ‘어벤져스4’는 논란 없는 흥행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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