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앞세운 ‘유튜브 드라마’, 완성도는 글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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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제작 ‘탑 매니지먼트’ 8편 공개… 밋밋한 전개에 조회수 갈수록 하락
유튜브측 “전 세계 K팝 팬이 타깃… 다양한 언어로 댓글 달리면 성공”

유튜브가 한국에서 처음 자체 제작한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에서 가상의 아이돌 그룹 ‘소울’이 공연하는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가 한국에서 처음 자체 제작한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에서 가상의 아이돌 그룹 ‘소울’이 공연하는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가 드라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튜브는 직접 제작한 미니시리즈 ‘탑 매니지먼트’의 전반부 8편을 지난달 31일 유튜브 프리미엄(유튜브의 유료 결제 플랫폼)에서 공개했다. 유튜브는 상반기부터 ‘달려라, 빅뱅단!’ ‘BTS: 번 더 스테이지’ 등 아이돌그룹 관련 자체 제작 콘텐츠를 내놓았지만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는 ‘탑…’이 처음이다.

이 드라마는 표절 및 인성 논란으로 위기에 빠진 가상의 아이돌그룹 ‘소울’과 그들의 매니저가 역경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차은우 안효섭 등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대거 캐스팅했고 공개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케이팝 팬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완성도 면에서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이야기 전개는 평면적이고 뻔한 데다 ‘빵빵 터지는’ 웃음 코드가 녹아 있는 것도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배우를 출연시키기 위해 서사를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다. 아이돌 가수가 ‘탈덕’(팬 활동을 그만둠)을 선언한 열혈 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등 현실성 떨어지는 장면도 잦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감이 부족하다.

그래서일까. 11일 기준으로 1회에서 300만 회가 넘는 조회수가 2회에선 47만여 회, 3회는 37만여 회로 급락했다. 유료로 제공하는 4회부터는 댓글 수가 100개 안팎으로 줄어든다. 유료 결제를 통한 ‘정주행’을 이끌어내기에는 콘텐츠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탑…’은 전 세계의 케이팝 팬들을 타깃 시청자로 잡았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유튜브 오리지널의 아태지역 책임자 네이딘 질스트라는 “조회수보다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준으로 보자면 ‘탑…’은 분명 순항 중이다. 1화에 달린 2000여 개의 댓글 중 약 80%가 외국어로 작성됐으니 말이다. 남은 건 이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웹 콘텐츠의 완성도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화제성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더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유튜브#드라마#탑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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