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요요마 “실크로드처럼… 음악으로 세계를 연결해주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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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첼리스트 요요마는 “사람은 타고난 감각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며 “재료와 요리법을 몰라도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소니뮤직 제공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첼리스트 요요마는 “사람은 타고난 감각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며 “재료와 요리법을 몰라도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소니뮤직 제공
첼리스트 요요마(63)는 확실히 ‘예술은 예술이어야 한다’며 자기 안으로만 파고 들어가는 부류의 아티스트는 아니었다. 세상을 향해 열린 그의 호기심은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드러났다. 앉자마자 첼로처럼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모두에게 요즘 관심사를 포함한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경청을 하느라 안경 너머로 눈도 잘 깜빡이지 않았다. 자신의 긴 답변을 우리말로 전달해준 통역사에게 ‘인크레더블’이란 칭찬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하기도 했다.

“세상은 여러 다른 사람으로 구성된 하나의 공간입니다. 음악가는 주변의 이웃들이, 사회가, 세계가 무엇이 필요한지 돌아보고 이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음악의 목적은 무엇인지, 뭘 줄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요요마는 17일 열린 ‘실크로드 앙상블’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실크로드 앙상블은 20년 전 시작된 그의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환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연주자들이 모여 각 나라 전통 악기를 연주한다. 첼로, 바이올린 같은 유럽 악기와 장구, 피리, 사쿠하치 등 동양 악기가 화음을 이룬다. 2016년 발매한 실크로드 앙상블 6번째 앨범은 그해 그래미상도 받았다.

“세상을 이해하지 못해 세계를 돌아다녔고, 그때 만난 사람들 덕분에 그들이 뭘 원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찾은 걸 한번 볼래? 아마 너도 가치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 그럼 함께 확장해 나가보자’라는 식이죠. 이게 바로 음악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요마는 “문화는 정치와 경제의 ‘테이블’”이라고 설명했다. 힘이나 돈이 아닌 공감의 공간에서 신뢰가 쌓일 수 있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그를 더 ‘인간다워지게’ 했으며, 네 살부터 연주해 온 “바흐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8월 바흐 첼로 무반주 모음곡 전곡을 녹음한 바 있다. 바흐로는 세 번째 음반(사진)이다. 앞으로 36개 국가를 돌아다니며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을 공연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0년 다시 찾아온다.

“각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간 접한 모든 이야기들을 연결해주고 싶어요. 어쩌면 이런 능력은 굉장히 ‘실크로드’다운 것이죠.”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첼리스트 요요마#실크로드 앙상블#실크로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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