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머룬5’의 기타리스트 제임스 밸런타인은 “월드컵과 음악의 공통점은 세상의 모든 경계를 초월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Don‘t worry about a thing∼”
요즘 월드컵 중계 때마다 TV광고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Three Little Birds’다. 월드컵을 지켜보는 세계 가정의 TV에 여름 내내 나오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광고. 커다란 차가 다가오는데 뒷좌석 아이가 문을 벌컥 열려는 위험한 순간, 시간이 멈추며 미국 밴드 머룬5가 등장해 이 곡을 연주한다.
자메이카 레게 그룹 ‘밥 말리 앤드 더 웨일러스’의 1977년 원곡을 리메이크했다. 신곡 작업기와 근황을 듣고 싶어 머룬5의 기타리스트 제임스 밸런타인(40)에게 10일 오전 국제전화를 걸었다. 가족 휴가를 갔다가 막 돌아왔다는 그는 로스앤젤레스의 스튜디오에서 건반 연습을 하다 수화기를 들었다.
“미국에서는 축구가 인기 종목이 아니었지만 월드컵이 치러질 때마다 여기서도 팬이 느는 걸 느껴요. 저도 준결승과 결승은 꼭 챙겨볼 거예요. 음, 지인이 많이 사는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결승에서 붙는다면 정말 흥분될 것 같습니다.”
이번 광고는 5월 로스앤젤레스의 세풀베다 댐 인근 개활지에서 촬영했다. 배경의 스타디움과 수많은 자동차는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한 것. 머룬5는 광고를 위해 녹음한 ‘Three Little Birds’를 디지털 싱글로도 발매했다. 지난해 정규앨범 ‘Red Pill Blues’ 이후 오랜만의 신곡이다.
“밥 말리는 제게 스티비 원더, 비틀스, 마이클 잭슨과 동급입니다. 리메이크는 대단한 영광이죠. 거장에 대한 경의로서 원곡의 요소를 최대한 살렸어요. ‘걱정 마. 다 잘될 거야’라는 가사도 다사다난한 지금의 세계가 꼭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잖아요.” 밸런타인은 “이런 명곡을 해부해본 경험은 밴드의 향후 음악 방향에도 반드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밸런타인은 팻 메시니, 존 스코필드의 재즈 연주에서도 큰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프랭크 자파, 나일 로저스는 펑키한 기타 리프에 영향을 많이 줬죠.” 기타 연주 부분이 유별나게 즐거운 머룬5 노래를 묻자 그는 ‘Harder to Breathe’ ‘Makes Me Wonder’를 꼽았다.
머룬5 멤버 가운데 밸런타인은 유일한 장발(長髮) 멤버다. 특별한 이유라도…? “옛날엔 팀에 장발 멤버가 여럿 있었는데…. 이젠 저라도 길러야죠. ‘록 밴드라면 최소 1명은 장발이 있어야지’ 하는 사명감으로요. 허허.”
머룬5는 올해 미국, 내년엔 그 밖의 나라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밸런타인은 “한국에도 들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제 아버지가 현대 엘란트라를 모는데 정말 맘에 든다고 꼭 전해 달라네요. 곧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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