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9900원 청바지 ‘지유’ 한국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8일 03시 00분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日서 돌풍
롯데월드몰 입점 후보지 거론… 국내 중저가 패션시장 경쟁 예고


‘990엔(약 9900원) 청바지’를 앞세운 초저가 전략으로 급성장한 일본의 제조유통일괄형(SPA·일명 패스트패션) 브랜드 ‘지유(GU)’가 한국 상륙 초읽기에 들어갔다. 저가 상품을 앞세운 지유의 가세로 국내 SPA 시장의 판도가 바뀔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유는 올해 한국에 첫 매장을 낸다. 가장 유력한 입점 후보지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이 거론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유는 올해 하반기에 매장을 낼 계획이며 지금은 입지 등 세부 사항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지유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2006년 만든 또 다른 SPA 브랜드다. 히트 상품인 ‘990엔 청바지’ 등 제품 가격이 대부분 500∼1500엔(약 5000∼1만5000원) 선이어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론칭 8년 만에 일본 내 매출 1000억 엔(약 9900억 원)을 넘어섰다. 유니클로가 매출 1000억 엔을 달성하는 데 15년이 걸린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기록이다. 한국에서도 ‘일본 가면 꼭 쇼핑해야 할 브랜드’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홍콩, 대만에도 매장이 있다.

지유는 2014년에도 한국 진출을 계획했지만 자매 브랜드 유니클로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보류했다. 하지만 이제는 유니클로가 한국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데다 두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유 상륙으로 SPA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유니클로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토종 브랜드들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조2377억 원, 영업이익은 64.5% 늘어난 1765억 원이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반면 이마트 자체 SPA 브랜드 ‘데이즈’ 매출액은 약 4000억 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약 1800억 원이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보다 50%가량 싼 지유가 상륙하면 그나마 가격으로 승부했던 국내 중저가 브랜드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손가인 gain@donga.com·김범석 기자
#지유#유니클로#패션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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