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칠레 와인의 기발한 도전… 세계가 그 맛을 제대로 알게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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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FBC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칠레 와인은 가성비 높은 와인으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른다. 또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고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칠레 와인은 국내 와인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8년부터 국내 와인 수입량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 저가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한 스페인 와인의 상승으로 칠레 와인의 위치가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칠레 와인은 꾸준한 품질 성장으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칠레 와인, 베를린 테이스팅에서 구대륙 와인을 넘어서다

칠레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저렴한 생산비를 바탕으로 벌크 와인을 대량 생산하며 세계 와인시장을 흔들기 시작한 1990년. 에라주리즈의 에두아르도 차드윅(Eduardo Chadwick) 회장은 고급 와인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당시 칠레에서 고급 와인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던 시기다. 그 후 차드윅 회장은 칠레에서 생산된 그의 아이콘 와인들의 우수성을 확인하고자 2004년 획기적인 행사를 기획한다. 이 행사가 바로 2004년 세기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기억되는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이다. 이 테이스팅에서 에라주리즈의 아이콘 와인들은 보르도 1등급 와인, 이탈리아의 슈퍼 투스칸 와인 등과 경쟁을 벌여 구대륙 와인을 물리치고 1등에 올랐다. 그리고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10년 동안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16개국에서 개최된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에서 에라주리즈의 와인들은 프랑스의 최고급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와인으로 거듭났다.

칠레 최초의 100점 와인을 만들다


에라주리즈가 칠레 와인의 고급화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라주리즈의 비네도 차드윅 2014 빈티지는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으로부터 칠레 와인 최초로 100점을 받았다. 그는 이 와인에 대해 “비네도 차드윅 2014는 순수함과 견고함, 그리고 섬세함이 칠레 와인의 훌륭함을 보여주며 세계 최고의 와인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칠레의 완벽한 첫 와인이라는 타이틀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극찬했다. 또 에라주리즈는 올해 와인 매거진 ‘드링크 인터내셔널’에 발표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와인에서 세계 유수의 와이너리들을 뒤로하고 톱 5에 오르며 세계 와인시장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에서의 성과와 서클링으로부터 칠레 와인 최초 100점 스코어를 달성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칠레 대통령 4명 배출한 전통 명문家

가문의 창시자인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Don Maximiano Errazuriz)는 1870년 칠레의 중북부에 위치한 아콩카구아 밸리의 와이너리 에라주리즈를 세웠다. 그가 와인양조업을 시작했던 시기는 프랑스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어 칠레 와인 사업이 태동했던 때로 보르도와 유사한 떼루아를 지닌 마이포 밸리에 집중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콩카구아 밸리의 가능성을 보고 보르도에서 최고의 포도 묘목을 들여와 이곳에 최초로 포도밭을 일궜다.

에라주리즈는 5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칠레 10대 와이너리이자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유서 깊은 와인 명가다. 한편, 에라주리즈는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각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문이기도하다.

아시아 최초의 마스터 오브 와인의 선택을 받다


에라주리즈 대표 와인 중 하나로 맥스 리제르바가 꼽힌다. 맥스 리제르바는 까베르네 소비뇽, 까르메네르, 시라즈, 피노누아, 샤르도네 5가지 품종의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은 아시아 최초의 마스터 오브 와인으로 유명한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로부터 그가 참석하는 갈라 디너의 코스와인으로 선정되며 세계 각국의 음식과 함께 마시며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우수한 와인임을 입증했다. 그는 “일반적인 까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에라주리즈 스타일은 타닌 조절을 부드럽게 한다. 알코올이 강하면서도 간결한 느낌이 훌륭해 갈비, 불고기 등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고 설명한다. 맥스 리제르바는 전국 와인나라 직영점과 주요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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