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기기타 별난 다섯 협주, 기대보다 훌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기타의 신들 ‘제너레이션 액스’ 서울 공연
1년째 세계순회 이끄는 스티브 바이

기타리스트 슈퍼그룹 ‘제너레이션 액스’의 리더 스티브 바이. 그는 “개성 강한 음악가들과 융합한 비결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의 기여로 우리가 완성된다는 믿음과 감사야말로 마법 같은 비책”이라고 했다. ⓒLarry DiMarzio
기타리스트 슈퍼그룹 ‘제너레이션 액스’의 리더 스티브 바이. 그는 “개성 강한 음악가들과 융합한 비결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의 기여로 우리가 완성된다는 믿음과 감사야말로 마법 같은 비책”이라고 했다. ⓒLarry DiMarzio
나이아가라, 이구아수, 빅토리아, 앙헬, 굴포스….

5개의 폭포가 한 시야에 들어온 듯 현실감이 사라졌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제너레이션 액스’ 내한 공연. 잉베이 말름스틴(54), 스티브 바이(57), 잭 와일드(50), 누노 베텐코트(51), 토신 아바시(34), 5명의 역사적 전기기타리스트가 늘어선 첫 장면부터 시청각을 압도했다. 3시간 반 동안 이들이 쏟아낸 수십만 개의 음표에 귀가 얼얼해졌다. 돌리고 두드리고 던지고 물어뜯고 하는, 지구상의 모든 기타 테크닉과 쇼가 망라됐다. 2000명의 관객은 시종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기기타계의 어벤저스’ ‘기타 신들의 회담’으로 불린 ‘제너레이션 액스’가 지난해 4월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해 세계 순회 1주년을 맞았다. 팀의 창립자 겸 리더이자 전설적 연주자인 스티브 바이를 공연 전 서울 강남구의 호텔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록, 메탈, 블루스, 퓨전…. 장르별로 5명의 대표 기타리스트를 참여시키는 공연 시리즈를 몇 년 전부터 구상했어요.” 그는 “첫 타자인 메탈 장르에서 처음 떠올린 4명의 기타리스트가 다행히 쾌락했다”고 했다. “록 기타를 기리는 게 핵심 의의인데 기대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왔죠.” 그는 ‘G3’ 등 다른 기타 거장 협주 콘서트와 ‘제너레이션 액스’의 차이점으로 “키보드, 베이스기타, 드럼 멤버를 공유하면서 관습적 즉흥연주 대신 유기적 협주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타 모델, 무대 매너, 성격 모두 별난 다섯이 모였으니 거의 전쟁이다. “각자 색깔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 결국 자신과의 경쟁으로 귀결되더군요. 다섯이 한 무대에서 연주할 때 바이는 더 바이답게 연주해야 빛나거든요.” 그는 “대기실을 같이 쓰고, 바에 함께 가고, 비행기와 자동차 옆자리에 앉아 이동하면서 우린 거의 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면서 웃었다.

이날 멤버들은 각자의 대표곡 사이사이에 함께 ‘Frankenstein’(에드거 윈터 그룹) ‘Highway Star’(딥 퍼플) 같은 록 명곡을 협주했다. “언젠가는 퀸의 ‘Bohemian Rhapsody’를 함께 하는 게 목표예요.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 파트를 차례로 연주하는 식으로 이미 편곡을 해 뒀거든요.”

바이는 6월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우주과학 콘퍼런스 ‘스타머스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공연한다. “스티븐 호킹 헌정 공연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제 대표곡 ‘For the Love of God’을 연주하기로 했습니다. 명상과 우주를 좋아하는 저로선 아주 흥분되는 이벤트예요.” 올 하반기엔 남미 투어와 솔로 신작 녹음이 계획돼 있다.

전자음악, 힙합이 대두되며 많은 이가 ‘기타 영웅의 시대는 갔다’고들 한다. “전기기타를 연주하며 받는 느낌은 인류가 늘 찾아 헤매는 궁극적 자유에 가까워요. 그런 면에서 기타는 여전히 최고 악기죠. 다음 세대의 기타 영웅은 교육 수준이 높고 손재주가 좋은 아시아에서 나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제너레이션 액스#잉베이 말름스틴#스티브 바이#잭 와일드#누노 베텐코트#토신 아바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