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5분의1 분량… 부담없는 e북의 세계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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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식 백과사전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 펴낸 리디북스 +α 멤버들

1년 만에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을 만든 김희정 출판기획자, 리디북스 김상훈 유찬경 PD, 현정환 실장(왼쪽부터). 이들은 “책을 다 만든 후에도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곧바로 추가하는 등 전자책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년 만에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을 만든 김희정 출판기획자, 리디북스 김상훈 유찬경 PD, 현정환 실장(왼쪽부터). 이들은 “책을 다 만든 후에도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곧바로 추가하는 등 전자책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회사 그만두는 법, 수제 맥주, 테슬라, 북한, 이슬람….

사회 생활부터 정치, 경제, 문화 등 온갖 종류의 지식을 전자책으로 30분 만에 섭렵할 수 있는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이 최근 완간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의 지식 입문서 ‘아주 짧은 소개’ 시리즈를 국내 전자책 1위 업체인 리디북스가 벤치마킹한 것. 100권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1년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리디북스 사무실에서 현정환 콘텐츠그룹 실장(36), 김상훈(39) 유찬경 PD(34)와 프리랜서인 김희정 출판기획자(47)를 17일 만나 ‘광속’으로 책을 낸 비결을 물었다.

김희정 씨는 “책은 ‘기획-저술-인쇄-운송’을 거쳐 독자에게 가는데 전자책이라 인쇄, 운송이 빠져 단계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분량이 종이책(300쪽 기준)의 5분의 1 정도여서 글도 빨리 쓸 수 있었다.

사회 현안에 맞춰 신속하게 움직인 측면도 크다. 올해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알고도 당하는 북한 외교’를 단 24시간 만에 출간했다. 당시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쓴 초고만 확보한 상태였다.

“현 실장이 당시 오후 2시에 ‘책을 내자’고 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더라고요. 바로 오후 3시부터 편집, 교정, 제작에 들어가 다음 날 오후 3시가 채 되지 않아 팔기 시작했어요. 하루 만에 수백 권이 나갔죠.”(김 PD)

‘오타쿠 진화론’ ‘내 맘대로 솔로 캠핑’ ‘건담이 온다’ ‘비어 투어리스트’ 등 기존 출판사들이 잘 다루지 않는 분야를 파고들었다. 현 실장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직원의 주축을 이루는데 아이돌, 건담, 캠핑 등 분야별 마니아가 많아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저자는 기존에 책을 냈던 사람이 아니라 블로거 운영자 등 해당 분야의 고수 가운데 글쓰기가 되는 사람을 찾아냈다.

전자책이라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기술인 TTS(Text to Speech)를 이용해 듣는 사람도 많다. 유 PD는 “TTS는 된소리에 약한 편이어서 ‘대가(代價)’가 ‘대가(大家)’로 들려 다른 표현으로 바꿨고, 소수점을 읽지 못해 프로그램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빨리 제작한다고 해서 질이 떨어진다고 여기면 오산이라고 말한다. 리디북스의 독자들은 “부담 없이 읽히면서도 해당 주제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헬로월드 시리즈’가 흑자를 낸 비결이다. 판매 1위인 ‘제대로 회사 그만두는 100가지 방법’은 5000권 넘게 팔렸다. 가격은 낱권 기준으로 900원, 1500원, 2100원이다. 현재 100권을 묶어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50년 장기 대여하면 더 낮은 가격에 볼 수 있다.

이들은 비슷한 유형의 시리즈를 계속 낼 예정이다. 현 실장은 “이 시리즈가 전자책을 접하고, 해당 주제를 더 깊이 다룬 책을 찾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헬로월드 시리즈#리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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