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람 따위는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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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1일 17시 25분


사진제공=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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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축(社畜)이라는 말이 있다. 회사의 가축처럼 일하는 직장인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직장인들의 현실을 자조적인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심심치 않게 돌아다니는 그림들이 있다. 올해 출간된 ‘아, 보람 따위는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あ、「やりがい」とかいらないんで、とりあえず殘業代ください)’에 등장하는 그림이다.

저자인 히노 에이타로는 ‘보람’과 ‘성장’이라는 말로 ‘사축’을 만드는 현대사회의 직장 문화를 고발한다.

일본의 직장 문화를 그린 이 책은 우리나라에 출판된 지 한 달 만에 5쇄까지 발행됐다.

책 속에 담긴 일러스트는 한 장의 그림만으로도 직장인들에게 시쳇말로 ‘사이다’같은 속이 뚫린다. “경영자의 마인드로 열심히 일할 테니 경영자의 월급을 주세요”,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았으니 일도 쥐꼬리만큼만 하고 가야지” 등의 대사와 함께 등장하는 일러스트는 누리꾼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 책을 본 누리꾼들은 “제목이 다 했다”, “이 책 회사에서 읽어도 되나요?”, “제목이 마음에 와 닿는다” 등 대체로 공감이 간다는 반응이 많았고 실제로 자신이 당했던 경영자의 ‘갑’질을 말하기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근무시간은 2014년 기준으로 약 2414간으로 OECD 26개국 중 세 번째로 많다. 그런데 노동생산성은 OECD 34개국 가운데 28위로 하위권이다. 또한 3월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에서 발표한 조사보고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주 5일 중 평균 2.3일을 야근한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 가운데 이러한 그림을 보게 되면 당연히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씁쓸해질 수밖에 없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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