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조물, 학습능력 보여줘” “알고리즘이 인간 직관력에 앞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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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알파고 ‘세기의 대국’] 외신들 ‘기계가 첫승’ 속보

외신들은 이세돌 9단의 패배를 긴급 속보로 전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공지능(AI)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바둑천재 이 9단을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이번 대결은 컴퓨터 알고리즘과 인간 직관력의 대결이었다”며 “이 9단이 경기 대부분 국면을 유리하게 유지하다가 마지막 20분에 역전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가 경기 도중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바둑 기사는 직관에 의존해 바둑을 두지만 알파고는 인간의 직관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며 “이번 대국은 ‘원조’인 인간이 모조품인 인공지능에 역전당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AFP통신은 “(이 9단과 알파고의) 5일간의 전투는 과학자들이 지난 10여 년 동안 AI 분야에서 이룬 성취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와이어드는 “이 9단은 공격적이고 빠른 경기 방식이 특징이지만 알파고는 균형감을 유지하며 차분한 게임을 이어갔다”며 “구글의 창조물이 바둑 초고수와 대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배우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국은 바둑 강국 중국에도 충격을 안겼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 9단이 알파고에 ‘충격패’를 당했다”며 “그동안 바둑은 컴퓨터가 인간을 따라갈 수 없는 마지막 게임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그것이 정복된 셈”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인간이 우위라고 알려진 바둑에서 AI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총 5번 대국 중 첫 대국에서 알파고가 승리를 거머쥐면서 남은 4경기에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통신은 “아직 4차례의 대국이 더 남았지만 고도의 창의력과 복잡성을 요구하는 게임인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승리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이세돌#알파고#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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