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로 유명한 페루, 이젠 음식이 더 인기? 올 수익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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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로 유명한 관광국가 페루가 세계 식도락가들을 유혹하는 남미 음식의 보고(寶庫)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2일 최근 페루의 음식이 잉카 유적지보다 관광객들에게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루미식산업협회는 음식을 통해 올해 약 72억 달러(약 8조7000억 원)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불고기’나 ‘비빔밥’에 해당하는 페루의 대표 요리로는 생선살과 해산물을 레몬, 라임, 고추, 다진 양파 등으로 절인 ‘세비체’가 꼽힌다.

페루 음식의 국제경쟁력은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다양성에 있다. 전통 음식에 해당하는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지역 음식은 물론,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음식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아프리카 등에서 온 이민자들의 음식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한다.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화권의 음식과 융합한 ‘퓨전’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영국의 요리 월간지 ‘레스토랑’이 선정한 세계 50대 음식점에는 수도 리마에 위치한 ‘센트럴(4위)’, ‘아스트리드 이 가스톤(14위)’, ‘마이도(44위)’ 등 3곳이 포함됐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뢰(Le Cordon Bleu)’도 남미에서는 유일하게 페루 수도 리마에 캠퍼스를 냈다. 또 리마에서 매년 열리는 ‘미스투라’는 남미 최대의 음식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세계적인 음식 축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페루 부자들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정통 프랑스 요리를 선호하며 자국의 음식은 외면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국가 유산’으로 음식을 꼽은 페루 국민은 39%로 마추픽추(36%)를 선택한 사람보다 많았다.

페루 안팎에서는 음식이 유명세를 떨치면서 잉카 유적지 외에는 내세울 게 없었던 페루의 관광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잉카 유적지를 가는 과정에서 잠시 머무는 도시에 불과했던 리마는 ‘미식 관광지’라는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리마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끼에 80~100달러 하는 음식점들이 성업중이다. 이미 4월까지 예약이 다 차 있는 곳도 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페루는 잉카 유적지란 세계적인 관광자원을 가지고도 관광객들을 다시 찾도록 유인할 요소가 마땅치 않았다”며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음식산업의 발전은 한번 방문했던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이끌어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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