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손으로 책장을 마주 잡고 박수 세 번 ‘짝짝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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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준비/마달레나 마토소 글 그림/민찬기 옮김/40쪽·1만1000원/그림책공작소

눈으로 볼 수만 있다면, 말을 하지 않거나 글을 읽지 못하는 누구라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펼친 책 양쪽에 있는 빨간 점을 마주칠 수 있기만 하면 돼요. 이 책을 활짝 펼쳐놓고 보면 막상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양손으로 책을 모아 덮으면 ‘번쩍!’ 번개처럼 그 뜻을 알게 되지요. 처음부터 글을 읽어줄 필요도 없습니다. 역시 책장을 마주쳐보는 순간, 방금 보고 기억한 그림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오게 되지요. 다시 책을 보면 입에서 나온 소리가 글씨로 인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 페이지에는 초록색에 검은 줄무늬 옷을 입은 사람이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고 손에는 빨간 점이 있어요. 그 빨간 점과 오른쪽 페이지의 파란 문짝에 있는 빨간 점을 양손으로 박수 치듯 마주칩니다. 한 번으론 부족하지요. 노크를 할 때는 세 번, 똑, 똑, 똑 하게 되니까요. 마주친 책 장면 속 파란 문에는 ‘똑똑똑’이란 글씨가 있어요. 심벌즈, 두 사람의 입술, 양면 그릴 등 다른 장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수를 치듯 부딪치면 소리를 내게 돼요. 하하 호호 웃거나 인사도 하게 되지요.

저자는 포르투갈 작가로 국내에 이미 많은 책이 소개돼 있어요. 모두가 기발하고 엉뚱한 이미지에 즐겁고 유쾌한 색감과 형태의 책들입니다. 이번에는 책 한 권을 자꾸자꾸 펼쳐보고 싶은 입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을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도 글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책입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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