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국의 정보 감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감시 같은 극단적 조치들은 국가에 대한 중대 위협 등의 확실한 명분이 있을 때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컴 제공
‘7일간의 폭로 과정이 담긴 진짜 이야기.’
19일 개봉하는 영화 ‘시티즌포’는 2013년 6월부터 미국 정부의 무차별 정보 수집과 불법 감청을 폭로해 전 세계를 ‘멘붕’에 빠뜨린 에드워드 스노든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화를 연출한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은 영화의 제목이 된 ‘CITIZENFOUR(시티즌포)’ 아이디(ID)를 사용하는 제보자로부터 2013년 1월 한 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그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민과 외국인을 상대로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이트러스 감독은 영국 가디언지 기자인 글렌 그린월드와 함께 제보자를 만나기 위해 홍콩으로 간다. 홍콩의 한 호텔방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제보자는 바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자 NSA 소속의 ‘내부자’ 에드워드 스노든이었다.
‘시티즌포’는 과거가 된 사건을 단순히 재연한 영화가 아니다. 스노든이 미 정부의 민낯을 폭로하고 대중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7일간의 막전막후를 실시간으로 담았다.
세 사람이 모인 호텔방 밖에서 울리는 경보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노든의 불안한 심리와 일주일 만에 부쩍 야윈 모습도 볼 수 있다. 약간의 편집만 거친 ‘진짜 상황’이기에 별도의 액션이나 속도감 있는 전개 없이도 스릴러 못지않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세계적 뉴스가 됐던 스노든의 폭로 내용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어서 영화에서는 새롭게 다가오진 않는다. 하지만 NSA 내부자였던 그가 말한, 아무런 제지 없이 누군가의 정보를 수집하고 감시하는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달 29일 에드워드 스노든은 화상간담회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한 수척한 모습과 달리 여유가 넘쳐 보였다. 그는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려 하기보다 정보사회에서 우리가 이런 방식을 통해 감시받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폭로의 동기를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자유롭게 여행도 하며 생활한다는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정부 간 협상 카드로 이용될지도 모른다”고 덤덤히 말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후회하는 기색은 없었다. 스노든은 “여전히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미국의 정보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위험한 상황을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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