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보며 눈물… 한반도 평화통일 기도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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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최대 교단 루터교 세계연맹 이끄는 팔 난민 출신 무닙 유난 의장

1일 방한한 무닙 유난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명심해야 할 것은 교회는 언제나 개혁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 제공
1일 방한한 무닙 유난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명심해야 할 것은 교회는 언제나 개혁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의 국적은 아르헨티나. 그렇다면 개신교 최대 교단의 하나로 꼽히는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 국적은? 정답은 ‘어느 나라도 아니다’.

세계 98개 국가에 7200만여 명의 신도가 있는 루터교세계연맹의 무닙 유난 의장(65)은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이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예루살렘 동쪽의 한 동방정교회 수도원으로 피신한 부모 아래서 1950년 태어났다. 수도원 근처의 루터교 교회와 학교를 다니며 자라 핀란드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팔레스타인에서 목사로 일해 왔고, 2010년 7년 임기의 루터교세계연맹 의장에 선출됐다. 5일 열리는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에 초청받아 1일 방한한 그를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나는 여전히 유엔이 발급한 난민 카드를 갖고 있는 난민입니다. 난민들은 종교, 성별, 민족, 국적,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LWF는 1947년 설립될 때부터 난민 보호에 중점을 뒀다. 현재 이라크 요르단 케냐 등에서 난민 캠프를 운영하며 31개 국가에서 스태프 2000명 이상이 난민 구호 등을 위해 일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주요 협력 파트너이기도 하다.

유난 의장 역시 교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많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처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등에 들어가 총을 들지 않았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 때 어떻게 행동할지 모릅니다. 그것이 오늘날 시리아나 아프리카 등에서 유럽 등지로 가는 난민들에게 머물 장소와 따뜻한 사랑을 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인간답고 정의롭게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그는 2일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를 할 예정이다.

“저는 전쟁은 평화를 가져오지 않고, 무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남북한의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한반도에서 통일과 인권이 존중되는 평화, 종교와 표현의 자유, 성 평등이 실현되기를 소망합니다.”

한국 루터교단은 현재 교회 50개에 신도 6000여 명이 있다. 1958년 미국의 루터 교회가 한국 선교를 시작할 때 교회를 많이 세우지 않기로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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