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이슬람교 신도들 일 터질때마다 가슴앓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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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슬람 지도자 이주화 이맘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국내에는 한국인 3만5000여 명 등 총 13만5000여 명의 이슬람교 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아일보DB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국내에는 한국인 3만5000여 명 등 총 13만5000여 명의 이슬람교 신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아일보DB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의 충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슬람 사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슬람 사회의 움직임과 종교적 궁금증을 풀어본다.

○ 국내에서의 이슬람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1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이슬람교 신자는 전국의 성원(聖院) 15곳과 임시 성원 40여 곳에 한국인 3만5000여 명, 외국인 10만여 명 등 총 13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슬람 국가에서 한국인이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거나 2011년 민주화 시위가 잇달았던 이른바 ‘아랍의 봄’ 때 국내의 이슬람 사회도 큰 관심을 끌었다.

2004년 선교사 김선일 씨 피랍 사건과 2007년 탈레반에 의한 23명 납치 사건이 대표적이다.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 신도들은 한국인 석방을 기원하는 예배와 행사를 가졌지만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테러와 한국인 피랍 등의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슬람 공동체는 어려움을 맞는다”며 “한국인 신자보다는 특히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외국인 신자들이 ‘또 이슬람이냐’는 식의 말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아랍의 봄 때에는 국내 이슬람 사회가 친정부와 반정부로 대립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슬람 머니’를 유치하기 위한 이슬람채권법이 추진됐지만 보수 성향의 개신교계가 이슬람 선교를 활성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발해 무산되기도 했다.

국내 이슬람 지도자인 이주화 이맘(52·사진)은 “진정한 이슬람 신자들은 꾸란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와 관용을 추구한다”며 “국제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이슬람 공동체가 관심을 받지만 내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 꾸란의 가르침은 공존과 공생

“너희들에게는 너희들의 종교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종교가 있느니라.”(꾸란 109장 6절)

이웃 종교와의 공존과 공생을 강조한 꾸란 구절이다. ‘한 손에 꾸란, 한 손에는 칼’은 중세 이슬람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이슬람교의 본질과는 관계없다는 것이 이슬람 측의 설명이다.

이 이맘은 “문제가 생기면 대화와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라는 것이 이슬람의 가르침”이라며 “이슬람국가(IS)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자신들도 이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정통 이슬람 사회에서는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을 이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슬람의 예민한 본질을 건드리고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그림이나 동상, 초상 등 우상시될 수 있는 부분을 금기시하고 있다. 그래서 예배를 드리는 성원이나 서적에서도 그림 및 장식은 극도로 제한돼 있다. 실제 성원 내부에도 설교대나 카펫, 방향 표시만이 있을 뿐이다.

만평에서 풍자의 대상이 된 무함마드는 하나님(아랍어로 알라)이 인류에게 보낸 마지막 예언자이자 사도이다. 570년 메카에서 태어나 마흔 살에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최초의 계시를 받았다. 교리상 무함마드는 신의 지위에 있지 않지만 그의 삶은 무슬림(이슬람 신자)이라면 당연히 따르고 배워야 한다.

이 이맘은 “이슬람교 자체가 우상 숭배를 이유로 그림이나 동상을 금기시하고 있는 데다 신자들이 최고의 모범으로 여기는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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